롯과의 결별, 선택의 원리(창세기 13:5-13:18)

애굽에서 가나안 땅으로 다시 돌아온 아브라함에게 또 다른 문제 (시험)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은 아브람과 롯에게 가축이 너무 많아 그들이 함께 살기에는 그 땅의 목초지가 부족하였다(창세기 13:5‭-‬6). 그래서 아브라함의 목자들과 롯의 목자들 사이에 분쟁과 다툼이 잦았다. 둘은 이제 헤어져야할 시점이 된 것이다. 아브라함은 기득권을 주장할 수도 있고 롯에게 선택권과 우선권을 양보할 수 있었다. 나이나 둘 사이의 관계를 볼 때 아브라함이 자기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으나 아브라함은 그것을 내려 놓았다. 아브람은 진정한 예의와 친절과 이타심에서 롯에게 온 땅 중에서 선택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참으로 겸손하게도 다른 사람을 자기보다 더 존중히 여겼다(빌 2:3).


• 다툼과 선택
"애굽 땅과 같았더라"(창 13:10)

이는 롯이 바라본 소돔과 고모라의 모습이다. 아니 소돔과 고모라를 향한 롯의 생각이다. "대저 그 마음의 생각이 어떠하면 그 위인도 그러하다"고 잠언은 콕 집어 말한다(잠 23:7)

애굽은 천혜(天惠)의 보고인 나일 강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일찍 부터 관개 수로 시설이 잘 되어 있어 비옥한 땅이 많았다. 특히 나일 삼각주(Delta)지경은 세계적인 옥토로 이름나 있다. 애굽은 나일강이 만들어낸 자식이었다. 애굽인들은 나일강을 어머니처럼 여기며 신으로 추앙하고 있었다.

이미 애굽을 경험한 롯의 마음에 애굽은 동경의 장소로 자리하고 있었다. 그의 선택하는 기준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표현이다. 롯은 영적인 것, 신앙의 관점에서 생각하게 바러보지 않았다. 오직 경제적인 이득만이 고려의 대상이었다.

롯이 아브라함의 제안을 대하는 태도에도 그의 그릇된 가치관이 묻어있다. 롯은 아브람의 조카로 하란을 떠난 이래 줄곧 아브람의 영향하에서 성장하였기 때문에 자신의 보호자이자 후견인인 아브람에게 아들과 같은 존재였다. 그는 아브라함에게 아들로서의 의무를 이행해야 마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선택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아브람에게 양보할 줄 몰랐고 세속적 이해 관계에만 눈이 어두워 이기적 선택을 하였다. 그에게는 아직도 세속적이고 물질 중심적인 애굽의 정신이 남아있었다. 따라서 그의 이러한 이기적 선택은 앞으로 닥쳐올 모든 불행을 자초하는 결과가 되었다.

롯은 죄악의 성 소돔과 고모라에 인접한 요단 평원을 택했다. 롯은 비록 참 신자이긴 했으나(벧후 2:7-8) 세상을 친근히 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악한 자들의 방탕으로 큰 고통을 받던 의로운 롯은 구원하셨습니다. (롯은 그들의 악한 짓을 날마다 보고 들으면서 몹시 괴로워했습니다.)"(베드로후서 2:7‭-‬8)

어떤 이의 표현대로, “그는 가축을 위한 풀을 얻었으나 아브람은 자손을 위한 은혜를 얻었다”(15-16절).

"소돔 사람은 악하여 여호와 앞에 큰 죄인이었더라(창 13:13)

이 사실은 롯의 선택에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그가 세속성에 빠져드는 단계를 주목해 보라. 그(그의 사람들)는 다툼을 경험하고(7절), 보고(10절), 선택
하고(11절), 그곳을 향해 장막을 치고(12절), 하나님의 제사장이 있는 데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 주거를 정하고(14:12), 정치적인 권세의 위치인 성문에 앉았다(19:1). 그는 소돔성의 한 관리가 되었다. 당시 성문은 재판을 위한 법정 역할을 하는 곳이었다. 성문에 않았다는 표현은 '재판을 하는 위치'에 있으며 그 업무를 보기 위해 자리하고 있다는 표현이다.

"날이 저물 때에 그 두 천사가 소돔에 이르니 마침 롯이 소돔 성문에 앉았다가 그들을 보고 일어나 영접하고 땅에 엎드리어 절하여"(창 19:1)


• 이 온 땅을 주겠노라(13:14-18)
아브람은 최선의 초장을 거절했으나 그러나 하나님은 그와 그 후손에게 가나안 온 땅을 영원토록 허락하셨다.

"눈을 들어...바라보라"(창 13:14).

롯과의 결별로 인한 인간적 고독과 상심을 극복하고, 또한 롯처럼 탐욕의 눈이 아닌(10절) 믿음과 소망의 눈으로 (아브라함이) 약속의 땅(12:7)을 바라보라는 말이다. 이 장면은 훗날 비스가 산 정상에서 모세에게 가나안 땅을 보여 주신 하나님의 행동을 연상시킨다(신34:1-4). 이와 같이 믿음은 갖지 못한 것을 소유하며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신앙이다(히11:1). 따라서 우리도 신앙의 눈으로 하늘 가나안 곧 천국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히11:15,16).

게다가 여호와께서는 그에게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후손을 약속하셨다. 헤브론에 정착한 후에 아브람은 여호와께 세 번째 단을 쌓았다. 항상 자기 자신을 위한 집이 아니라 하나님을 위한 단을 쌓은 것이다!

"이에 아브람이 장막을 옮겨 헤브론에 있는 마므레 상수리 수풀에 이르러 거하며 거기서 여호와를 위하여 단을 쌓았더라"(창 1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