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사라지는 차드호수와 나비효과

[사하라의 별빛 아래서]

온난화가 가져온 변화나 피해는 이제 지구별 구석구석에서 생생하게 감지되고 있다.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투발루’는 매년 0.5∼0.6cm씩 물에 잠겨 40년 안에 전설의 도시 아틸란티스처럼 바닷속에 잠기게 될 것이라 한다. 지구온난화는 습한 곳은 더욱 습하게 하고 건조한 곳은 더욱 건조하게 한다. 목마른 대지(大地) 아프리카의 중서부는 그래서 더욱 가뭄으로 시달리고 있다. 가뭄은 사람들을 극심한 기근으로 내몰고 있다. 물을 차지하기 위한 필사의 갈등은 더욱 치열해져 전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차드호는 40년 전만 해도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는 아프리카의 아름다운 호수 중 하나였다. 그런데 지난 40년간 수면의 95%가 자취를 감췄고, 지금도 무서운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지구별온난화로 야기된 이 극심한 가뭄은 차드호를 지도상에서 거의 다 지워버렸다. 그나마 남쪽의 수심이 깊은 지역은 조금 남아있어서 호수로서의 과거의 체면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차드호가 마르게 되면서 차드호에 기대고 살던 많은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떠나가야만 했다.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은 사라져가는 차드호를 뒤좇으며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농사 지을 물을 얻기 위해, 얼마 남지 않은 물고기를 잡기 위해 사라져가는 차드호를 신기루를 잡듯이 뒤쫓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중앙 아프리카 젖줄 차드호는 사라져 가면서 많은 피해를 주변에 안겨주고 있다.

그런데 차드호가 사라지면서 일으키는 피해는 엉뚱한 곳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그 피해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 곳에까지 미치고 있다. 지구 저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 차드를 가본 것은 고사하고 그런 나라가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믿기지 않지만 사실이다. 그 현장으로 가보자.

여기는 카리브해의 작은 마을이다(트리니다드 토바고). 아이들이 해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향하고 있다. 평화로워 보이는 이 해변의 마을에 불청객이 침입하여 주민들을 괴롭게 하고 있다. 특히 아이들이 천식으로 큰 고통을 당하고 있다. 전에는 천식을 앓는 아이가 전혀 없었다. 그런데 최근 급격하게 어린이들 사이에서 천식과 같은 호흡기 질환, 그리고 알레르기로 고통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카리브해에 최근 직면한 의학적인 수수께기를 찾아라.”

과학자들에게 내려진 특명이다. 미쉘 몽테뉴(서인도 대학의 물리학자), 그래서 그녀는 자신이 자란 바닷가 마을을 다시 찾아 그 원인을 연구하였다. 연구 끝에 그녀는 지구 반대편에서 그 원인을 찾아냈다. 바로 메말라 버린 차드호가 원인이었다. 차드호가 마르면서 그곳의 먼지들이 지구 반대편 카리브해까지 날아가 어린이들 사이에서 못된 짓을 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메마른 차드호의 먼지가 그 먼 곳까지 날아갈 수 있을까? 인도양의 지구온난화가 북대서양 진동에 영향을 준다. 진동은 사하라사막에 미치고 거기에서 일어난 먼지가 카리브해로 날라와 아이들의 천식과 호흡기 질환, 알레르기 등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 연구에 참여한 과학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전세계가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어요. 지구 한 편에서 발생하는 현상이 수천 마일 떨어진 곳과 관련이 있죠.”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기후의 복잡성과 연관성이 놀라워요.”

“이 연구를 하면서 전 세계가 하나의 지구촌이란 걸 실감해요. 세계의 한 곳에서 발생한 사건이 다른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거죠. 가본 적도 없는 아프리카 차드호의 먼지가 카리브해에 영향을 미치니까요.”

세계는 하나
그렇다. 세계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영적인 세계도 같은 원리 아래 있다. 하늘과 땅도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그 고리는 바로 우리의 기도이다. 우리가 지구의 한 모퉁이에서 반대편의 사람들을 위해 기도할 때 그 기도는 헛되이 허공을 맴돌다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의 연약한 기도, 나비의 작은 날갯짓 같은 연약한 몸부림이 엄청난 영적인 폭풍을 일으킬 수 있다.
성경의 계시록은 이 놀라운 원리를 생생한 그림과 함께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계 8:3-5). 하늘의 성소에서 한 천사가 제단의 금향로를 가져다 하나님 보좌 앞 제단에 드렸다. 그 금향로에는 성도들의 기도가 담겨 있다. 그 향이 하나님께 올라간다. 천사가 단 위의 불을 향로에 담아 땅에 쏟았다. 그러자 그것이 쏟아진 땅에 ‘뇌성과 음성과 번개와 지진이 나타났다.’
금향로는 구약 당시 지성소 앞 휘장 앞에 놓여있던 성물이다. 이곳에서 아침 저녁으로 분향이 이루어졌다. 이는 일반적으로 성도의 기도를 상징하였다. 특히 주목할 만한 사실은 신약 히브리서는 이 금향로가 지성소 안에 있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둘째 휘장 뒤에 있는 장막을 지성소라 일컫나니, 금향로와 사면을 금으로 싼 언약궤가 있고……(히 9:3-4)

사실은 지성소가 아니라 성소에 있는 성물이다. 그런데 왜 히브리서 기자가 이렇게 기록하였을까? 착각한 것인가? 아니다. 그것은 성도의 기도가 하나님께 아름다운 향기로, 하나님께 우리를 가장 가까이 인도하는 은혜의 방편임을 암묵적으로 가르쳐 주고 있는 것이다. 성도의 기도는 나비의 날갯짓처럼 아무런 일도 해내지 못하는 것 같지만, 하나님께 올려질 때 가장 강력한 역사를 이루는 하나님의 도구인 것이다. 하나님께 향기로운 냄새로 올려지고, 큰 능력과 역사하심으로 땅으로 내려오는 것이다.
로마 군대의 백부장 고넬료가 기도할 때 베드로에게 하늘에서 보자기가 내려왔다. 로마인 고넬료와 유대인 시몬이 기도를 통해 하나로 연결된 것이다.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었던 엘리야는 기도로 하늘을 닫고 열었다.

믿음의 기도는 병든 자를 구원하리니 주께서 저를 일으키시리라 혹시 죄를 범하였을지라도 사하심을 얻으리라. 의인의 간구는 역사하는 힘이 많으니라(약 5:15-16)

의인이 누구인가? 하나님 앞에 의인은 하나도 없다. 모두 죄인일 뿐이다. 성경이 말하는 의인은 거룩한 자가 아니라, 스스로 죄인임을 깨닫고 인정하며, 오직 하나님께만 은혜를 구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스스로의 의에 배불러 똥배가 불뚝한 사람들이 아니라 하나님의 의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인 것이다. 오직 하나님께서만 일하실 수 있다는 고백으로 드리는 기도가 바로 역사하는 힘이 많은 기도인 것이다.

이제 우리 다시 연약해진 무릎을 세우고 거룩한 손을 들고 하늘을 향해 기도의 향을 피우자! 샤넬 향수보다도 향기로운 향기를 하나님께 나비의 날갯짓으로 올려 드리자. 하나님께서 일하실 것이다.

일을 행하는 여호와, 그것을 지어 성취하는 여호와, 그 이름을 여호와라 하는 자가 이같이 이르노라.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비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렘 33:2-3)

거기 인이 필요해
사하라사막은 살아있고 아직도 성장판이 열려있어 해마다 10km씩 커진다.
식물은 다른 양분이 아무리 많아도 인 성분이 없으면 자라지 못한다고 한다. 인은 광합성을 하는데 필수 영양소이기 때문이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은 해마다 엄청난 양의 인을 필요로 한다. 그 많은 인은 어디에서 올까? 바로 사하라사막에서 불어가는 먼지로부터 공급받는다. 사하라사막에 있던, 지금은 말라버린 옛 호수에 살던 물고기 뼈가 바로 그 원천이라고 한다. 모래폭풍과 함께 하루 70만t의 모래가 하늘로 치솟고 그 중 일부는 대서양을 건너 아마존까지 인을 싣고 날아간다. 사하라에서 출발해 아마존에 떨어지는 인의 양은 연간 8500~2만 9000t에 이른다.

이 땅 사람들은 사하라의 먼지로 인해 늘 곤욕을 치른다. 먼지가 너무 많아 숨쉬는 게 싫을 때도 있다. 그런데 그 먼지바람이 아니라면 지구는 진짜 호흡곤란을 겪게 될 것이다. 아마존의 아름드리 나무들도 곧 사라지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고난이 다른 곳에 축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운다. 주님의 고난이 우리를 살리는 영적인 호흡이 된 것처럼 말이다.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티끌로 사람을 만들어 그 코에 생기(숨)를 불어넣으시자 산 존재가 되었다(창 2:7 현대인의 성경)

* 나비효과
아마존 밀림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다음 달 프랑스의 파리에서 거대한 폭풍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과학이론이다.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E. Lorentz)가 1961년 기상관측을 하다가 생각해낸 원리이다. 이 원리는 훗날 물리학에서 말하는 카오스 이론(Chaos Theory)의 토대가 되었다. 날씨의 예측이 힘든 이유를, 지구상 어디에서인가 일어난 조그만 변화(나비의 날갯짓 같은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대기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날씨의 변화무쌍함―그 많은 변수를 다 읽고 해석할 수 없기 때문에 예측이 힘들다는 것이다. 지금은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어, 지구의 한 모퉁이에서 일어난 작은 현상이나 사건 등이 전혀 다른 곳, 또는 전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로도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