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 대로 거둔다

• 프로크라스테스의 침대

옛날 그리스 '아티카'라는 곳에 '프로크라스테스'라는 아주 괴팍하기 짝이없는 악인이 있었다. 이 도둑은 지나가는 나그네를 붙잡아 그의 소굴로 끌고 간후 그가 특별히 마련해둔 침대에 눕힌후 나그네의 길이가 침대 길이보다 작으면 잡아 늘려 죽이고, 크면 밖으로 나온 머리와 다리를 자르는 아주 괴상하고 잔인한 방법으로 죽였다.

그러던 어느 날 침대의 길이와 키가 꼭 같은 '테세우스'라는 용사가 나타나서 '프로크라스테스'를 붙잡아 그가 다른 사람을 죽인 똑 방법으로 죽였다. 아마도 '프로크라스테스'가 침대보다 작아 먼저 잡아 늘렸을 것이다. 너무 잡아 늘려 침대보다 커지자, 이번엔 밖으로 나온 머리와 다리를 잘라 죽였을 것이다. 잔인하지만 그가 남에게 준 고통을 그대로 느끼게 해주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이처럼 어떤 절대적 기준을 일방적으로 정해놓고 모든 현상을 획일적으로 여기에 갖다 맞추는 것을 '프로크라스테스의 침대'라고 한다.

• 심은 대로 거둔다

초점을 다른 곳에 맞춰서 이 이야기를 통해 교훈을 얻자면, 심은대로 거둔다는 것이다.


"스스로 속이지 말라 하나님은 만홀히 여김을 받지 아니하시나니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갈 6:7)

바울은 인간의 행위를 자연 법칙에 비유한다. 이렇듯 행위와 그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씨 뿌리고 거두는 비유를 사용하는 것은 혤라 문화와 성경에서 자주발견된다(마 7:16;막 4:26;눅 19:21;고후 9:6). 바울은 고후 9:6에서 적게 심는 것과 많이 심는 것의 차이에 대하여 설명하였으나 본절에서는 심는것과 거두는것의 '질'에 대하여 논한다. '심든지'에 해당하는 헬라어 '스페이레(σπείρῃ)'는 현재 가정법 능동태로 미래 조건을 나타내기 위해 '에안'(ἐάν, '...하든지')과 연결되어 있다. 현재 가정법은 동작의 계속적 반복을 나타내므로 본절에서 묘사된 행위는 인간이 지속적으로 행하는 각각의 행위를 말한다. 또한 미래 조건절임을 나타내는 '에안'이 사용된 것은 인간의 모든 행위가 미래의 결과, 곧 하나님의 심판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사람들이 복음을 듣고 그것을 어떻게 실생활에 실천하느냐 하는 문제는 그가 미래의 심판대 앞에서 어떠한 결과를 거둘 것이냐 하는 문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자기의 육체를 위하여 심는 자는...썩어진 것을 거두고 성령을 위하여 심는 자는 성령으로부터 영생을 거두리라"(갈 6:8)

'심은 대로 거둔다'는 일반적인 자연의 법칙은 서로 다른 두 가지의 경우에 모두 적용된다. 바울이 앞장에서 육체와 성령을 비교한 논리(갈 5:16-18)와는 차이가 있지만 세상끝의 추수를 바라보는 시간은 동일하다. 타락한 육체의 본성을 따라 규모없이 생활한다면 육체적 부패와 도덕적 타락을 초래하게 되며 영적인 성품들을 잃게 될 것이다. 반면에 성령을 따라 살아가는 삶은 이 세상의 그 어떤 것과, 현세적인 어떤 보물과도 바꿀 수 없는 영생을 거두게 될 것이다. 이러한 삶은 인간 내면 세계에서 역사하시는 성령으로부터 '영생'의 기쁨을 이 세상에서 얻게 될 것이다. 이는 육체적인 생명전체를 가리킬 뿐만 아니라 부활 후에 하나님의 영광에 참여하는 영화(榮華)로운 생명을 의미한다.

'성령을 위하여 심는다'는 것은 자기의 삶을 성령에게 맡기고 성령의 열매를 거두기 위하여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사는 것을의미한다 (롬 8:14).

"무릇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그들은 곧 하나님의 아들이라"(롬 8:14)


특별히 바울은 믿음으로 선을 행하다, 이 세상에서 악인이 형통하는 것을 보고 낙심한(또는 낙심할) 성도들에게 권면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갈 6:9). 이는 마지막 추수의 때가 지연된다는 것을 염두에둔 표현으로 임박한 종말을 눈 앞에 두고는 누구든지 긴장하게 마련이지만, 연략하고 간사한 인간은 이 '지연'으로 인하여 스스로 피곤해 하며 넘어지게 될 것을 바울은 잘 알고 이러한 권면을 이어간다. 결국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않고 피곤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게 될 것이다."

한편 본절의 내용은 '너희는 선을 행하다가 낙심치 말라'는 살후 3:13의 내용과 매우 유사하다.때론 눈물나는 슬픔과 고통이 있을지라도 낙심치 말고 바른 것을 뿌리고 심어야 한다. 반드시 기쁨으로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의 결실을 보게 될 것이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정녕 기쁨으로 그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시 126: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