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신의 아들 이스마엘(창세기 16장)

살리는 것은 영이니 육은 무익하다!

하나님의 약속을 믿는 것과 그 약속이 더딜지라고 흔들리지 않고 소망 가운데 기다리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 믿음은 감정뿐만 아니라 이성과 의지가 포함된 전인격적인 확신을 기반으로 하는 전적인 신뢰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믿음 없는 자'와 '믿음 있는 자'를 구별하셨고, 믿음이 있는 자들도 '큰 믿음', '작은 믿음'의 소유자로 나누셨다. 제자들을 향해 여러 차례 "믿음이 적은 자들아..."라고 책망하셨고, 어떤 이들에게는 "이만한 믿음을 만나보지 못하였노라"라고 말씀하시며 칭찬하셨다(마 10:8). 또 성경은 '살아있는 믿음'이 있고 '죽어 있는 믿음'이 있다고 증언한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겨자씨만한 믿음'이 비로 살아 있는 믿음이며,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음 믿음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적은 믿음의 소유자들도 그 믿음을 키워갈 수 있다는 것이다. 믿음의 대명사같은 아브라함의 믿음도 작고 적은 믿음에서 크고 넘치는 믿음으로 자라갔다.


• 더딘 기다림(창세기 16:1-6)
"사래가 아브람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나의 생산을 허락지 아니하셨으니 원컨대 나의 여종과 동침하라 내가 혹 그로 말미암아 자녀를 얻을까 하노라 하매 아브람이 사래의 말을 들으니라"(창 16:2)

여기 죄의 본성에서 기인된 불안함이 나타나 있다. 하나님을 기다리는 대신 사래는 아브람을 설득시켜 여종 하갈을 통해 아이를 얻도록 했다. 이 하갈은 아마도 전에 애굽에서의 불행한 체류 기간에 얻은 종이었을 것이다. 하나님은 비록 그런 일을 인정하지 않으실지라도 그분의 백성의 변칙적인 혼인관계를 기록해두는데 있어 신실하시다. 죄에는 반드시 그 결과가 뒤따른다. 하갈은 아이를 배자 그 여주인을 경멸했다. 이에 사래는 아브람에게 그 책임을 돌리고는 하갈을 집에서 쫓아냈다. 이렇게 가정의 불화와 나아가 오래도록 인류 역사에 해악이 될 두 민족(종교, 인종)간의 갈등과 분쟁의 씨앗이 싹텄다.


성경은 이것을 율법과 은혜 사이의 갈등을 예시해주는 비유로 사용하였다(갈 4:21-31).

"율법에는 이런 기록이 있습니다. 아브라함에게 두 아들이 있었는데 하나는 여종에게서 났고 다른 하나는 자유를 누리는 여자에게서 났습니다."(갈라디아서 4:22)


여기에 나오는 몇몇 장면들(첩을 두는 것과 같은)은 이 당시엔 문화적으로 용인되었을 것이나 기독교적인 관점으로 볼 때는 확실히 변칙적인 일들이다.


• 쫓겨난 하갈(창 16:7-15)
하갈이 애굽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수르 광야에 있을 때 여호와의 사자가 그녀에게 이르렀다. 이 사자는 그리스도의 현현(顯現)으로 알려진, 성육신 이전에 자기를 나타내신 주 예수님이다. 그는 그녀에게 돌아가서 사래에게 복종하라고 권한 다음 그녀의 아들이 한 큰 민족의 우두머리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 약속은 물론 아랍 민족을 통해 성취되었다. “돌아가서…복종하라”는 말은 하나님의 다루심을 경험한 많은 이들의 삶에 커다란 전환점이 되어왔다.

"하갈이 자기에게 이르신 여호와의 이름을 감찰하시는 하나님이라 하였으니 이는 내가 어떻게 여기서 나를 감찰하시는 하나님을 뵈었는고 함이라"(창 16:13)

본절의 하갈의 감탄은 “당신은 볼 수 있는 하나님이십니다”라고 달리 표현할 수도 있는데, 이는 그녀가 “내가 어떻게 여기서 나를 감찰하시는 하나님을 뵈었는고?”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 우물을 가리켜 ‘브엘 라해로이’(문자적으로, ‘살아 계시며 나를 감찰하시는 자의 우물’)라고 이름지었다.

팔레스타인은 우기와 건기가 뚜렷하고 축벅하고 메마른 땅이 많다. 건기가 물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임신한 상태의 하갈에게 메미르고 건조한 땅에서의 여행은 여간 힘든일이 아니며, 자칫 생명을 이로을 수도 있는 위험한 일이었다.

그녀는 한동안 물을 마시지 못해 거의 발전할 상태에 놓였던 것 같다. 그 때 마침 여호와의 사자가 나타나 그녀를 위로하고 물(샘)을 발견하도록 도와 준 것 같다. 그녀를 눈동자처럼 지켜주시는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것이다. 자신의 주인인 아브라함의 하나님이 아닌 하갈이 하나님으로 만난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 하나님을 이스마엘에게는 전해주는 데는 실패한 것 같다. 기적을 통해 하나님의.능력을 페험하는 것은 복된.일이지만 그 믿음을 키워가고 잘 가꿔가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본인의 영성이 크게 작용하는 경건의 생활화이다.

브엘 라해로이는 브엘세바 남방, 아인가데스 서북방 18Km지점에는 오늘날 아랍인들이 '마 레하이 라이'(살아 있는 자의 우물)로 부르는 샘이 있는데 이 샘이 '브엘라해로이'일 가능성이 있다.


• 이스마엘의 탄생(창 16:16)
아브람이 86세일 때 이스마엘이 하갈에게서 태어났다. 이스마엘이란 이름은 ‘하나님이 들으신다’는 뜻이다. 이 경우에 그분은 하갈의 불행을 들으셨다. 이는 하갈이 하나님의 지시대로 다시 여주인 사래에게로 돌아갔고 또한 그녀가 아브람에게 광야체험을 들려주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아브람은 하갈이 자신에게 낳아준 아들의 이름을 하나님께서 주신 이름대로 이스마엘이라 칭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구속사적으로 이스마엘은 어디 까지나 약속을 따라 난 자인 이삭(21:1-3)과는 구별된자로 '육체를 따라 난 자'이다(갈 4:23).

"여종에게서 난 아들은 육체를 따라서 났고 자유를 누리는 여자에게서 난 아들은 약속을 따라 났습니다."(갈라디아서 4:23)

여기서 '육체를 따라 난 자'란 율법 곧 저주 아래에서 난 자들로 하나님의 약속의 유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자들을 의미한다. 오늘날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지 않는 자들이 곧 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 육은 무익하다
예수님은 오병이어의 기적을 맛보고 예수님을 따르고 심지어 왕으로 추대하려는 자들에게 "육체를 따라 나는 것은 하나님 나라에 대해서는 아무런 능력도 효력도 없다"고 단정하셨다.

"살리는 것은 영이니 육은 무익하니라 내가 너희에게 이른 말이 영이요 생명이라"(요 6:63)

천국은 이 세상의 연장이 아니다. 예수님은 한 밤중에 자신을 찾아온 율법학자요 바리새인이었던 니고데모에게도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영으로 난 것은 영이다(요 3:6)"라고 말씀하셨다. 어머니의 태를 통해 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은 이 세상의 삶만을 보장해주는 육체의 생명의 시작일뿐이다. 천국은 하나님의 영이신 성령으로 다시 태어남(거듭남)이 있는 자에게만 허락된 하나님의 왕국이다. 성령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대속을 믿는 자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며 이 생명은 성령의 인침과 내주를 통해 보장된다.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알게 하노니 하나님의 영으로 말하는 자는 누구든지 예수를 저주할 자라 하지 않고 또 성령으로 아니하고는 누구든지 예수를 주시라 할 수 없느니라"(고전 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