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벼락을 맞았지 말입니다

[사하라의 별빛 아래서]

 

얼마 전 노르웨이의 산지 고원에서 야생 순록 323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벼락을 맞았던 것이다. 벼락은 1억 볼트 이상의 전류를 내뿜는 강력한 힘을 가졌다.
라디오방송국에서 사역하는 에녹 목사에게 이른 아침 전화가 왔다. 다급한 목소리로 간밤에 벼락이 방송국을 때렸다는 것이다. 처음엔 믿지 못했다. “피뢰침이 있는데 무슨?” 근데 사실이었다. 식겁했다. 1억 볼트의 상상 불가한 에너지가 내리 꽂혔으니 남아나는 게 없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런데도 아주 큰 피해는 비켜갔다며 걱정하는 나를 오히려 안심시켜주었다. 노트북과 컨버터(태양광전기를 일반전기로 바꿔주는 기계)가 고장이 나는 피해만 당했다. 그것들은 회생 불가능한 상태가 되고 말았는데도 가장 중요한 장비를 보호해주셨다. 송출기는 아무런 해를 받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장비이고 여기서는 구할 수도 없는 장비이다. 송출기는 말 그대로 전파를 쏘아 보내는 장비다. 송출기가 없이 어찌 전파가 날아갈 수 있으며, 보냄받은 전파가 없는데 어찌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으며, 좋은 소식을 듣지 못했는데 어찌 믿음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을 수 있겠는가? 믿음은 들음에서 나는데. ‘휴~’ 가슴을 쓸어 내렸다.

“주님 감사합니다!”
“피뢰침을 설치했는데 왜?” 하고 스위스 전문가에게 물어보았다. 피뢰침이 있어도 90% 정도만 보호가 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나머지 10%는 말 그대로 전문가들도 이유를 알 수 없는 미스터리라고 한다. 10%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온 파괴자로부터 주님은 가장 중요한 장비를 지켜주신 것이다. 지금 생각하니 노트북과 컨버터가 송출기로 가야 할 파괴력을 흡수하여 대신 작렬하게 전사한 것 같다.

우리 태양계의 맏형인 목성은 반지름이 지구의 11.2배이며 덩치는 지구의 1,300배가 넘는다. 몸무게도 지구의 318배나 된다. 중력이 어마어마하여 지구로 향하는 공격자들을 끌어당겨 온몸으로 막아낸다. 지구로 날아오는 소행성이나 혜성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해주는 아주 고마운 존재인 것이다. 1994년 ‘슈메이커-레비9’혜성이 목성과 충돌하였다. 과학자들은 역사상 처음으로 태양계 천체끼리 충돌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지켜보면서 새삼 목성의 존재에 대한 고마움을 실감하게 되었다.

방송국에 꽂힌 번개를 빨아들이고 전사한 기구들을 생각하면서 태양계의 맏형 목성이 떠올랐고, 목성을 생각하며 우리의 맏형 예수님을 생각하게 되었다.

하나님이 미리 아신 자들로 또한 그 아들의 형상을 본받게 하기 위하여 미리 정하셨으니 이는 그로 많은 형제 중에 맏아들이 되게 하려 하심이니라(롬 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