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002/ 하나님의 침묵과 번성

 

 

 

•출애굽기 1: 6-7/ 이제 요셉과 그의 모든 형제들과 그 시대 사람들은 다 죽고 말았다. 그러나 그들의 후손인 이스라엘 자손들은 많은 자녀를 낳고 크게 번성하여 고센 땅을 가득 메울 만큼 막강하였다.

요셉의 초청을 받고 가나안에서 애굽으로 이주한 사람들은 모두 70명입니다(1장 5절). 이 시기에 야곱의 가족은 애굽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살 수 있었습니다. VIP 대접을 받으며 입성했고 고센땅을 선물로 받아 그들만의 자치구를 이루며 행복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요셉과 그의 형제들이 다 죽었습니다. "이미 애굽에 있는 요셉까지 야곱의 혈속이 모두 칠십인이었더라. 요셉과 그의 모든 형제와 그 시대 사람은 다 죽었고..."(출 1:5-6) 모든 사람이 가는 길을 간 것입니다.

1) 두 침묵기
5절과 6절 사이에는 350여년의 시간적 간격이 있습니다.

성경에서 하나님의 계시가 없는 두 공백기가 있습니다.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지지 않는 기간, 말씀이 더 이상 기록되지 않는 기간, 침묵기가 있습니다. 구약의 마지막 성경인 말라기서와 신약의 첫번 째 책인 마태복음 사이가 하나님께서 침묵하신 기간입니다. 그리고 바로 여기 6절과 7절 사이가 또 하나의 긴 침묵기입니다. 하나님께서 침묵하신다면 그 백성에게는 암울한 시기임에 틀림없습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아빠를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4시간도 답답할텐데 4일만 침묵으로만 일관한다면 가족들이 미칠 지경일 것입니다. 그런데 350년이라니요. 그러나 이 기간 동안 하나님께서는 놀라운 일을 행하고 계셨습니다.

이 두 침묵기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1) 첫번째 공통점은 그 기간이 약 350에서 400년 입니다.
2) 그리고 또하나의 공통점은 그 침묵기간이 끝날 때쯤 극심한 고통을 겪게 됩니다. 마치 해산을 앞두고 진통을 겪는 여인과 같습니다. 
3) 그리고 이 끔찍한 고통의 시간이 지나면 인류 역사에 커다란 전환점이 일어나는 사건이 일어납니다. 하나님의 백성에게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는 결정적인 사건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 무거운 침묵기가 지나면 하나님께서 그 백성을 위해 보내신 구원자가 태어나게 됩니다. 말라기서 이후 400년이라는 무거운 하나님의 침묵이 흐른 뒤 BC와 AD를 나누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태어나십니다. 오늘의 본문 이후에도 모세라고 하는 바로의 학정에서 고통받는 이스라엘을 구원하는 구원자가 태어나게 됩니다.

이 텅빈 것 같은 하나님의 침묵기는 동양화의 여백과 같다 할 수 있습니다. 공란과 여백은 그 의미가 다르지 않습니까? '채우기 위해 비운다'것이 동양화의 여백이 가지는 의미라고 말합니다. 성경의 이 두 침묵기는 하나님께서 아무말씀도 하시지 않은 텅빈 공간, 공허한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동양화의 여백처럼 그 자체가 하나님의 의도된 침묵이었습니다. 그 자체가 메시지인 것입니다.

이 기간은 하나님께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무기력하게 무위도식하며 지내는 기간이 아닙니다. 또는 마치 부부싸움후 잔뜩 화가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우리들처럼 가족구성원들에게 극심한 불편과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기간은 더더욱 아닙니다. 오히려 잔잔한 호수위에 백조가 여유롭게 있어 보이지만 물밑에선 계속 물갈퀴를 쉬지 않고 움직이는 것과 같은 기간이었습니다. 하나님은 그 백성을 위해 쉬지 않고 일하시고 계셨습니다. 그 결과 오히려 고통속에서 하나님의 백성은 크게 번성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후손인 이스라엘 자손들은 많은 자녀를 낳고 크게 번성하여 고센 땅을 가득 메울 만큼 막강하였다."(출애굽기 1:7)

2) 하나님께서 주신 번영
출애굽기 1:6, 7은 이스라엘이 번성함을 묘사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용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있음에 놀라게 됩니다. 5개의 유사한 단어들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1. “생육하였다”- 열매가 많다.
2. “불어났다”- 문자적으로 우글거렸다(창 1:20,21).
3. “번성하였다”
4. “매우 강하게 되었다”- 말그대로 강인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5. “온 땅에 가득하게 되었다”- 그들의 자치구인 고센 땅 모든곳에 가득하였다는 표현입니다.

이러한 묘사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축복으로 인해 크게 증가하고 강해졌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그들의 노력(정책)의 결과이거나 우연히 되어진 일(자연형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스라엘백성이 다른 민족보다 체력이 뛰어나거나 의술이 더 뛰어난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아브라함에게 하신 하나님의 약속의 결과였습니다. 하나님의 열심과 신실하심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하나님은 인생이 아니시니 식언치 않으시고 인자가 아니시니 후회가 없으시도다 어찌 그 말씀하신 바를 행치 않으시며 하신 말씀을 실행치 않으시랴"(민 23:19)

상황이 좋질 않고, 우리가 어려운 일을 당할 때 우리는 하나님께서 그 백성에게 주신 말씀을 붙잡고 나아가야 하며, 기도할 때에 그 약속을 주장해야 합니다. 사탄이 우리의 믿음을 흔들려 할 때, 하나님의 말씀으로 방어벽을 구축해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어떤 순간에도 주님이 주시는 평화를 누리게 됩니다.

 하나님께서 침묵하실 때조차도 우리는 하나님을 신뢰해야겠습니다. 우리가 고난속에서 부르짖을 때 하나님께서 침묵 하신다면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절규하듯 외치는 아들의 말에 하나님은 침묵하셨습니다. 요한에게 세례를 받을 때,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다"하고 말씀하시던 하나님은 어디 가셨나요? 먹구름 속에 숨으셨나요? 아닙니다. 사랑하는 아들과 함께 고통받고 계셨습니다. 함께 아파하며 사랑하는 아들이 하나의 밀알이 되도록 기다리셨습니다. 그 고난이 지나고 나면 백배의 열매를 맺을 것을 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인격의 성장과 성숙도 고난 속에서 빚어지고 열매맺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번성과 축복은 예기치 못한 곳에서 우리에게 찾아옵니다.

"많은 사람이 엄청난 어려움들을 겪은 덕분에 삶이 숭고해졌습니다.(Many men owe the grandeur of their lives to their tremendous difficulties.)"- 찰스 스펄(Charles Spurg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