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약의 비준(출애굽기 24:1-8)

"언약서를 가져 백성에게 낭독하여 들리매 그들이 가로되 여호와의 모든 말씀을 우리가 준행하리이다"(출 24:7)

시내산에 강림하신 여호와의 말씀을 받은 모세는 백성을 모으고 그들에게 모든 계명을 들려준다. 백성은 모세의 말을 듣고 '한 소리로 응답하여' 계명을 성심성의껏 지키겠다고 맹세한다. 여기서 '소리로 응답하여'는 '만장일치로 응답하다'라는 의미이다(unanimously replied, Modern Language Bible). 이는 백성들이 한 사람도 어김없이 하나님의 계명을 준행하겠다고 다짐한 것을 가리킨다. 얼마나 어리석은 답변인지! 소크라테스는 "네 자신을 알라!"라는 명제를 남기고 떠났다. 그는 떠났지만 그의 이 말은 모든 사람들에게 무거운 질문을 던지며 여전히 남아 있다.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보인 그들의 반응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그렇게 답하진 않았을 것이다.

아무튼 이제 하나님과 이스라엘 가운데 언약이 체결되고 출애굽의 중요한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


• (출 24:1-2)
하나님께서 출애굽기 20, 23장에 담긴 율법과 의식들을 그에게 말씀하실 때 모세는 시내산 위에 있었다. 모세가 산꼭대기를 떠나기 전에 하나님은 아론과 그의 두 아들 나답과 아비후와, 70인의 장로들과 더불어 다시 오라고 그에게 이르셨다. 그러나 오직 모세만이 여호와께 가까이 갈 수 있었다. 다른 이들은 저 멀리 머물러야 했다. 율법 아래서는 죄인과 하나님 사이에 거리가 유지되어야 했다.

이렇듯 이스라엘 지도자들과 회중에게 제시한 특별한 한계는 성막과 후에 있을 성전에서의 구분을 위한 기초가 된다. 핵심적 지도자 또는 대제사장만 여호와께 나아갈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은 반드시 제시된 거리를 두고 있어야 한다. 이것이 율법 아래에서의 하나님과 백성과의 관계였다.

은혜 아래서 우리는 ‘예수의 피로 성소에 들어갈 담력’을 얻었다(히 10:19). 율법은 ‘가까이 오지 말라’고 말하나 은혜는 ‘가까이 가자’고 말한다(히 10:22). 이것이 복음의 진수이며 구약과 신약의 차이이다.

"우리가 마음에 뿌림을 받아 양심의 악을 깨닫고 몸을 맑은 물로 씻었으니 참 마음과 온전한 믿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가자"(히 10:22)


• (출 24:3-8)
모세는 백성들에게 내려와 율법을 전해주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무력함을 깨닫지 못하고 즉시 그것을 지키겠다고 동의했다. 그들은 정직하지 못했다. 시내산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광야에서 보인 반응을 조금만이라도 생각했다면 그들은 그렇게 대답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이 같은 내용을 여러 번 말한 것으로 보인다(즉, 출 19:8; 24:3,7; 또한 출 34 장에서 이러한 것을 시사하고 있다). 역사는 반복한다. 역사를 써가는 인간이 같은 실수와 죄악을 반복하여 저지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뒤틀리고 어그러진 인간의 역사를 바로 잡기 위해 이 땅에 오셨고 자신을 제물로 드려 새로운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그 출발점이 베들레헴 마굿간이라면 절정은 갈보리이다.


하나님과 이스라엘 간의 그러한 조건적인 언약을 비준하기 위해 모세는 먼저 열두 기둥으로 단을 쌓았다(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상징).

“열두 기둥”을 쌓은 예는 다음과 같다(한편, 거룩한 기둥들은 원래 어떤 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세워졌다).

1. 모세가 출 24:4 에서, 시내 산 언약의 성립을 기념하는 방법으로(즉, 수 4:3,9,20)
2. 어떤 커다란 사건 또는 하나님께서 나타나신 것을 기념하여
ㄱ. 세겜(참조, 수 24:26)
ㄴ. 벧엘(참조, 창 28:18)
ㄷ. 길르앗(참조, 창 31:45)
ㄹ. 길갈(참조, 수 4:5)
ㅁ. 미스바(참조, 삼상 7:12)
ㅂ. 기브온(참조, 삼하 20:8)
ㅅ. 엔로겔(참조, 왕상 9:9)


그런 다음 그는 제물의 피를 취하여 반은 단에 뿌렸고(언약에 있어서 하나님 편을 나타냄) 반은 백성들에게 뿌렸다(그들 편의 의무를 지키겠다는 그들
의 결정을 나타냄).

출 24:5 에 나오는 제물의 피를 모아 출 24:8 에서 언약을 인준하는 일에 사용하였다(참조, 히
9:18-21). 이 사건은 제사제도가 시작되기 이전에 일어난 것임을 기억하라. “언약의 피”(출 24:8)라는 구가 슥 9:11 에서 마지막 때에 오실 메시아에 대한 본문에서 언급되었다. 예수님이 이 구를 마 26:28 과 눅 22:20 에 나오는 마지막 만찬에서 언급하셨으며, 바울이 고전 11:25 에서 언급하였다. 예수께서는 새 언약을 시작하고 계셨다.

"식후에 또한 이와 같이 잔을 가지시고 가라사대 이 잔은 내 피로 세운 새 언약이니 이것을 행하여 마실 때마다 나를 기념하라 하셨으니"(고전 11:25)


피는 새 언약을 상징하였다(참조, 렘 31:31-34; 겔 36:22-38)!
1) 그들의 서약의 심각성
2) 이것을 성취하기 위하여 드려진 생명(참조, 막 14:24)
3) 야웨와 이스라엘의 가족적 연합
4) 그러나 히 9:19-21 과는 다름, 특별히 이것은 용서함에 대한 것은 아니다(참조, 막 10:45)
제물의 피를 여기서 사용한 일과 출애굽기 29 장에서 피를 사용하여 아론과 그의 아들들을 거룩하게 한 일 사이에 유사성이 나타난다. 따라서 이 과정은 모든 이스라엘 사람을 거룩하게 하여 제사장의 나라를 이루게 하기 위한 방법이었을 것이다(참조, 출 19:5-6).


그리고 모세는 이 언약의 동의서에 있는 모든 말을 모든 백성들에게 읽어 주었다(참고로, 모세가 읽은것은 아마도 다음과 같다;
1) 십계명
2) 출 21:1-23:13 에 있는 추가적인 법



이제 언약을 체결하는 모든 과정이 끝났다. “모세가 그 피를 가지고 백성에게 뿌리며...”(출 24:8) 하나님과 이스라엘이 피(생명)로 맺어진 언약 공동체임이 하늘과 땅, 천사와 사단과 그의 무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포되었다.

피를 뿌리는 언약체결식이 고대 근동의 기록에 없는 것으로 보아, 하나님과 이스라엘이 맺은 언약은 독특하며 유일한 언약이다. 피로 맺은 생명의 언약이며 한 가족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같는다. 이는 그리스도를 통해 성취될 그의 희생(죽음)과 연결되는 새 언약의 그림자이다.

피를 뿌리는 일은 당시의 언약체결 이 일의 중요성을 확인함에 있어서 가장 도움이 되는 본문은 대제사장과 그의 가족에게 피가 뿌려진 일을 제시하는 출 29:19-25 이다. 제사장들의 가족이 하나님을 섬기는 일을 위하여 헌신되었다. 따라서 이스라엘도 제사장들의 가족으로서(참조, 출 19:5-6) 하나님께 헌신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