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엘세바] 일곱 우물

브엘세바는 헤브론 서남쪽 약44km지점에 위치한 팔레스틴의 국경 도시이다(삼상 3:20).

'브엘세바(בּאר שׁבע)'는 아브라함이 아비멜렉과 일곱 암양 새끼로 맺은 맹세를 기념하는 명칭으로 '일곱의 우물' 또는 '맹세의 우물'이란 뜻으로 지은 곳이다(창 21:31). 아비멜렉의 종들이 아브라함이 판 우물을 빼앗은 일로 책망하였고 아비멜렉의 이 일을 사과하고 둘은 (불가침)조약을 맺는다.

"두 사람이 거기서 서로 맹세하였으므로 그곳을 브엘세바라 이름하였더라"(창 21:31)

* 브에르(בּאר)은 우물이라는 뜻이고, 세바(שׁבע)는 7을 뜻한다.


이후 아브라함은 브엘세바에 에셀나무를 심고 거기서 영생하시는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다고 성경은 증언한다(21: 33-34).


한편, 에셀나무는 위성류(渭城柳, tamarisk)로서 사막의 모래 언덕이나 염분이 많은 늪지대에서 잘 자란다. 아브라함이 단단하고 수명이 긴 이 나무를 심은 이유는 아비멜렉과 맺은 언약의 공고성과 지속성을 기원하는 마음에서 였다. 아브라함이 그 곳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불렀다는 것은 그분께 찬양과 예배를 드렸다는 뜻이다. 한편 아브라함은 일찍이 여호와를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엘 엘욘)으로 불렀으며(14:22), 할례 언약시에는 '전능하신 하나님'(엘 솨다이)으로 불렀다. 그런데 이제는 '영생하시는 하나님'(엘 올람)으로 부름으로써 하나님은 오고 오는 세대에 걸쳐 자기 백성을 돌봐 주시는 분임을 고백하고 있으니 그의 신지식(新知識)이 더 한층 깊어졌음을 알수 있다.

에셀나무

한편, 이스마엘을 낳고 사라를 무시하던 하갈이 쫒겨난 후 이집트로 돌아가다가 브엘세바 들에서 방황하였다는 기록이 있다(창 21:14). 그런데 하갈이 이곳 들판에서 방황하였다는 것으로 보아 그녀는 고향 애굽으로 돌아가려 했으나 애굽을 떠난지 이미 20년이 지난 뒤였으므로(16:3) 길을 잃고 헤매었던 것 같다.(플핏 주석). 당시 브엘세바는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척박한 황무지(광야)였다.


브엘세바는 아브라함(21:33)뿐만 아니라 이삭(26:25)도 상당 기간 머문 곳이다. 이삭도 아브라함처럼 상당 기간 동안 이곳에 머물면서 하나님께 제단을 쌓던 곳이다. 그리고 야곱도 이곳에서 제단을 쌓았다. 야곱이 애굽으로 이주하는 도중 이곳에 이르러 제단을 쌓은 까닭은 언약의 땅 가나안을 떠나 애굽으로 이주하는 것이 정녕 하나님의 뜻인지 재삼 확인하기 위하여서였을 것이다..

꿈에 하나님은 애굽에 내려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야곱에게 브엘세바에서 나타나 그에게 애굽에 내려갈 것을 지시하십니다. 꿈에 하나님은 이스라엘이.아닌 "야곱아 야곱아"라고 부르신다. 하나님께서 야곱을 부르시되 '이스라엘아' 하시지 않고 굳이 '야곱아'라고 하신데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그것은 곧 이스라엘로 칭함 받기 이전의 야곱 시절에도 하나님께서 그와 함께 하시고 권념하셨던 것처럼 앞으로도 그가 어디로 가든지 여전히 함께 하실 것임을 강조하기 위함이다(28:15). 그리고 연거푸 그의 이름을 부른 것은 이러한 하나님의 언약의 확실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내가 여기 있나이다 - 하나님의 부르심은 항상인간으로 하여금 자신의 위치를 확인케 한다(22:1 ;삼상 3:10).

아무튼, 야곱이 브엘세바에 머문 시간은 그리 긴 것 같지 않다. 고작 하룻밤이었거나 이삼 일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브엘세바에 도착하였을 때와 지금 떠날 때의 상태는 완전히 다르다. 즉 그는 두려운 마음으로 도착했으나 이제 떠날 때는 하나님의 분명한 뜻과 약속을 받고서 담대하게 애굽으로 향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