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알

*요 12:24/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한 알의 밀알의 죽음에 대한 비유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심으로 많은 이방인들이 천국으로 들어오게 될 것을 가리킨 비유이다. 예수께서 이 비유를 말씀 하셨을 때의 상황이 이를 잘 뒷받침해 준다. 유월절을 맞이하여 이방 땅에 훝어졌던 많은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에 예배하러 올라왔다. 그 중 예수님에 대한 소문을 들은 몇몇의 유대인들(정통 유대인의 눈에 그들은 이방인)이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제자 빌립을 찾았다. 요한은 그들을 가리켜 '헬라인 몇'이라고 증언한다(요 12:20). 그들은 맞이하면서 예수님께서 본문의 밀알 비유를 하신 것이다. 본인의 죽으심은 단지 유대인들만을(혈통적) 위한 것이 아님을 천명하신 것이다. 이 비유를 들은 헬사람들은 무척이나 좋았을 것이다. 자신들처럼 더이상 유대인이라는 부를 수 없는 사람들을, 그래서 요한도 '헬라인 몇명'이라고 증언했던 사람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자신이 밀알처럼 죽으실 것을 천명하셨으니 그 의미를 다 깨닫지 못했어도 그들은 예수님을 약속된 구주(메시야)로 믿었을 것이다. 훗날 그들이 사는 곳에 복음이 증거되고 나사렛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으시고(밀알이 되시고) 부활하였다(첫 열매)는 이야기를 들었을 대 얼마나 큰 충격과 감격에 휩싸였겠는가!


예수님은 이 비유를 이사야 53:10의 예언이 그대로 성취될 것을 염두에 두고 하신 것이다. "그 영혼을 속건 제물로 드리기에 이르면 그가 그 씨를 보게 되며"라고 예언 되었다. 이렇게 그의 속죄적 희생은 많은 열매를 맺는 것인 만큼, 그를 따르는 자들(믿는 자들)이 영생을 얻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다.


• 바울이 깨달은 밀알의 복음
죽게된 한 알의 씨는 많은 씨를 맺는다는 구원의 원리는 바울이 이해한 복음의 본질이기도 하다(고전 15:36). 율법을 위해 목숨까지도 내던질만큼 철저한 율법수호론자였던 그가 복음으로 귀화한 것은 하나님의 구속의 원리를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죽음, 부활을 통해 깨달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죽은 사람이 어떻게 다시 살아나며 어떤 몸을 갖게 됩니까?” 하고 묻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은 어리석은 질문입니다. 여러분이 뿌리는 씨가 죽지 않으면 살아나지 못합니다."(고린도전서 15:35‭-‬36)

예수님의 죽음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거나 피할 없었기에 맞이했던 사건이 아니다. 그리고 그것을 신학적인 논리로 미화한 사상이 아니다. 예수님께서 잡히시던 밤, 무장한 군인들과 함께 한 모든 사람들이 예수님의 권위와 영광 앞에서 죽은 사람들처럼 엎드려졌다. 그러한 권세와 위엄을 가지신 분이 맘만 먹으면 로마도 지울 수 있는 분이셨다. 그가 없이는 세상은 존재할 수도 없은 모든 존재하는 것의 운명이 그의 손에 달렸다.

"예수께서 저희에게 내로라 하실 때에 저희가 물러가서 땅에 엎드러지는지라"(요 18:6)

주님은 칼을 들고 어설프게 설치는 베드로를 향해 검으로 일어선 자 검으로 망하는 원리를 가르치시고, 자신의 권세는 천사를 동원할 수 있는 하나님의 권세임을 가르쳐주셨다. 말씀하신 대로 예수님은 스스로 자기 목숨을 죄인들을 위한 대속물로 내어 주신 것이다. 선택권뿐만 아니라 그럴 권세가 있으셨다. 이는 그렇게 하지 않을 권세도 있으셨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스스로 자신을 버리신 행위는 신의 가장 큰 사랑이요 최상위 권세자가 가장 자신을 낮춘 행위이다.

"예수께서 베드로더러 이르시되 검을 집에 꽂으라 아버지께서 주신 잔을 내가 마시지 아니하겠느냐 하시니라"(요 18:11)

그의 죽으심은 많은 이들을 참된 생명으로 이끄셨다(막 10:45).

"나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으며 많은 사람의 죄값을 치르기 위해 내 생명마저 주려고 왔다.”(마가복음 10:45)


• 밀알의 열매가 되려면
이제 예수님은 우리가 생명을 얻는 방법에 대해 말씀하신다.

"자기 생명을 사랑하는 자는 잃어버릴 것이요 이 세상에서 자기 생명을 미워하는 자는 영생하도록 보존하리라"(요 12:25)

“생명”, 이것은 헬라어의 '조에'(ζωή)이다. 요한복음에 계속 나오는 말로서 (1) 영적 생명 (2) 영생 (3) 새 시대의 삶 (4) 부활한 삶을 뜻한다. 어떤 사람이든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그는 즉시 새생명을 받는다. 이 새생명은 섬김을 위하여 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이지 자신의 개인적 용도를 위한 것이 아니다. 믿는자들은 이 새생명의 청지기들이다. 우리는 죄의 노예됨에서 해방되어 하나님의 종들이 되었다(참조, 롬 6:1-7:6).

"자기 생명을 사랑"한다는 것은 자기 힘으로 자기 생명을 구원하려 하는 자를 가리킨다. 이제 예수님의 속죄의 구원을 이루실 것이므로(24절), 모든 사람들은 자기 생명의 구원을 그에게 맡기고 그만 믿고 따라야 된다. 그리하지 않으면 그들은 생명을 잃는다.

그들은 그들 자신의 생명을 미워하는 듯이 주님만 사랑하며 바라보아야 구원을 얻는다. 사람이 이렇게 되기 어렵다. 그러나 그가 용이하게 그렇게 되는 길이 있다. Bengel은 "우리의 영혼이 우리 자신의 생명을 미워함에 도달하는 방법은, 그리스도의 말씀에 푹 적시움이 있다"라고 하였다.


“잃어버릴 것이요”라는 것은 “멸망시키다”는 뜻이다. 이것은 “영생”의 반의어이다. 만일 사람이 그리스도를 믿지 않으면, 그 결과는 오직 이것뿐이다. 중간지대(회색지대)는 없다. 그렇다고 육체의 죽음이존재의 소멸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이 멸망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의 상실이다. 그가 생명이기에 그 생명으로부터 단절이 곧 죽음은 것이다. 아담과 하와의 반역이후 인류는 그래서 '죄와 허물로 (이미) 죽은 존재'이였다. 그러한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기 위해 예수께서 한 알의 밀알이 되어 대신 죽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