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림절

•부림절의 유래
부림절은 에스더서를 배경으로 하여 만들어진 자리이다. 유대인들이 바벨론 포로로 지낼 때 사단의 하수인 하만에 의해 전멸할 위기에 처했을 때, 모르드개의 기자와 그의 조카이자 왕비였던 에스더의 '죽으면 죽으리라'는 신앙으로 동족 이스라엘의 생명을 구하고 대적들을 무찌른 구원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한 절기이다(에 9:21) 규례를 세운 것은 이는 부림절이 정례적인 공식적 절기로 지켜지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여기의 '한 규례를 세워'(키옘)는 '~위에'를 뜻하는 전치사 '알'과 함께 사용되어, 어떠한 일을 특정한 어떤 사람이 필연적으로 행하도록 의무를 부과시키는 것을 가리킨다(룻 4:7 ; 시 119:106). 그러므로 이는 어느 날을 잡아서 기리고 경축할 것을 정한다는 의미를 강하게 나타낸다.


*하만은 아각사람으로 함므다다의 아들이다(에3:1). 아각사람이라는 뜻은 하만이 왕족이라는 의미이다. 하만은 아말렉의 왕족이었다. 하만은 페르시아의 왕 아하수에로의 총리대신이었다(에3:1). 하만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음모를 꾸몄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말살하는 것이 그의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수포로 돌아갔고 그가 모르드개를 죽이려 설치해 놓은 장대에 매달려 죽음을 맞이한다.

"왕의 조명이 이르는 각 도, 각 읍에서 유다인이 즐기고 기뻐하여 잔치를 베풀고 그 날로 경절을 삼으니 본토 백성이 유다인을 두려워하여 유다인 되는 자가 많더라...(8:17) 왕의 각 도에 있는 다른 유다인들이 모여 스스로 생명을 보호하여 대적들에게서 벗어나며 ...( 9:16) 그러므로 촌촌의 유다인 곧 성이 없는 고을 고을에 거하는 자들이 아달월 십 사일로 경절을 삼아 잔치를 베풀고 즐기며 서로 예물을 주더라"(9:19)


부림절은 지역에 따라 처음부터 다른 날짜에 지켰다.
유대력으로 12월 14, 15일(20, 21절)에 지켰다. 이틀을 지킨 것이 아니라, 지역마다 다르게 지켰다. 수산 이외 지역의 유대인들이 '경절'을 '14일'로 정하여 지켰다. 그들이 그 전날에는 대적들과 싸우고 그 날에는 안식을 얻고 잔치를 베풀었었기(9: 17) 때문이었다. 그러나 수산에 사는 유대인들은 '15일'에야 쉴 수 있었기(15, 18절) 때문에 '경절'이 다른 지역 유대인들과는 달리 '15일'이었다(21절).

그러다 점점 14일과 15일 두 날을 다 부림절로 지킨 것 같다.


'경절'(욤 토브)이란 문자적으로는 '좋은 날'이라는 뜻으로서, 그 날에 있었던 상서로운 역사적 사건을 계속 기억하기 위해 특별히 정한 기념일이었다(출 12:14). 한편, 이 날에는 모든 노동을 그치고 그 날에 있었던 역사적 사건을 되새기며 하루를 보냈다(8 : 17).

모르드개는 유대인들이 대적을 물리친 그 다음날 안식하며 잔치했던 일에 근거하여 그 날을 '경절'로 지키게 했듯이(22절), 유대인들이 12월 13일을 인하여 '금식하며 부르짖은 것'(4:3)에 근거하여 '금식과 부르짖음'도 그 '경절' 행사 중의 하나로 지키게끔 명령했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금식과 부르짖음'이 부림절의 두 날 곧, 12월14일과 15일 중 어떤 날에 행해지게끔 명령됐는 지는 알 수 없다.


• '부림'이란
"곧 아각 사람 함므다다의 아들 모든 유다인의 대적 하만이 유다인을 진멸하기를 꾀하고 부르 곧 제비를 뽑아 저희를 죽이고 멸하려 하였으나..."(에 9:24)

본절은 어떻게 해서 '부림절'이라는 절기 명칭이 정해지게 되었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무리가 부르의 이름을 좇아 이 두 날을 부림이라 하고 - '부르'(푸르)는 '제비'를 뜻하는 페르시아어이다(3 : 7). 그런데 본절에는 이 용어가 복수 형태로 쓰여져 있어, 부림 절기로 지켜지는 날이 '두 날'이었기에 그렇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게 된다.


• 서로 예물을 주더라
유다인은 이와같이 대적에게서 벗어나서 평안함을 얻어 슬픔이 변하여 기쁨이 되고 애통이 변하여 길한 날이 되었었음을 기뻐하며 잔치를 비풀었다. 그러나 이 잔치는 그저 먹고 마시는 육체적인 즐거움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서로 예물을 주었다. 또 가난한 자를 구제하였다. 이것은 모세 율법이 명령하고 있는 절기를 지키는 구체적 방법 중의 하나였다(신 16 : 14 ;느 8 : 10).

유대인들은 절기를 이같은 방법으로 지킴으로써 자신들에게 베풀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보답 감사하였다.

이것은 현대의 그리스도인들이 성탄절 등에 주로 행하는 선물 교환과 거의 흡사하다. 유대인들은 이같이 함으로써 상호 연대감을 증진시키려고 했었다. 이러한 당시의 관습은 오늘날에도 유대인들 사이에 계속적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듯하다.


• 뜻을 정하고 자손들도 지키게 하라
부림절은 당대 사람들만 일시적으로 기억하는 날이.아니라, 영원한 국경일이 되게 하였다. "자기와 자손과 자기와 화합한 자들"도 지키게 했다. 여기서 '자기와 자손'은 부림절이 그 당대 뿐만아니라 후대에도 계속 지켜지리라는 것을 암시한다. '화합한 자들'(닐윔)은 '합하다' 혹은 '함께하다'의 뜻을 갖는 동사 '라와'의 수동 분사로서 이방 종교를 포기하고 여호와의 종교를 받아들여 이스라엘에 속한 사람(사14 : 1 ; 56:3 ; 슥 2 : 11). 즉 이방인 개종자들 모두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선지자도 제사장도 아닌 모르드개가 제정한 부림절은 언뜻 생각하면, 결코 신적인 권위라고는 전혀 없는 절기처럼 느껴질 수 있었다. 따라서 부림절이 제정되게 된 과정을 목격치 못한, 즉 체험치 못한 그 후손들은 그 부림절 절기를 지키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컸었다. 그래서 이처럼 부림 절기의 지킴에 대해서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