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절] 하누카

그때에 성소가 정결하게 되리라
*다니엘 8:15-27

1. 하누카(Hanukkah, 수전절)의 역사적 배경
성탄절 즈음에 유대인의 명절 가운데 하나인 ‘하누카
(Hanukkah)’가 시작한다. ‘하누카’는 유대력 키슬레브월(기슬월) 25일부터 8일간 지키게 되는데, 2004년에는 12월 16일부터 12월 24일까지였다. 유대인들은 12월25일 성탄절을 축하하지 않지만, ‘하누카’가 성탄절과거의 비슷한 기간이고, 사람들이 모여 함께 장식을 하고, 축하하는 모습이 닮아서 유대인들의 성탄절이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하누카’는 성탄절과는 의미가 많이 다르다.

구약성경의 모세 율법에는 없었던 ‘하누카’는 수전절
이라는 이름으로 신약성경에 나온다.

"예루살렘에 수전절이 이르니 때는 겨울이라 예수께서 성전 안 솔로몬 행각에서 거니시니”(요 10:22-23)


‘하누카(수전절)'은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의 중간시대에 일어났던 사건을 배경으로 한다. 유대인들이 셀류쿠스 왕조의 안티오쿠스 4세에 의해서 더럽혀졌던 성전을 되찾아서 다시 하나님께 바친 것을 기념하는 절기로, 모세 율법을 통해 정해진 절기는 아니었지만, 마카비 시대 이후 오늘날까지 유대 사회에서 중요하게 지켜지는 명절이 되었다. 수전절은 헬라어로 ‘재건’이라는 뜻의 ‘엔카이니아’이며, 히브리어 ‘하누카’(Hanukkah)라고 부르는데 ‘봉헌’이라는뜻이다. 즉 성전을 재건하여 하나님께 봉헌하였다는 의미로 ‘수전절’이며, ‘하누카’라고 유대인들은 부르고 있다.

2. 수전절의 예언
다니엘서 8장의 본문은 ‘그때에 성소가 정결하게 되리라’고 정했는데, 바로 ‘하누카’의 역사적 배경을 예언하고 있는 말씀이 오늘 성경의 본문이라고 할 수 있다.

다니엘은 벨사살 왕 제 삼 년에 환상을 보았는데 그때다니엘의 몸은 엘람 지방 수산성에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수산성은 페르시아 왕들의 겨울궁전이 있던 곳으로 바벨론에서 동쪽으로 약 400Km 떨어져 있는 곳이다.

다니엘은 이곳에서 양과 염소에 대한 환상을 보게 되었는데 다니엘서 7장의 네 개의 짐승이 등장하는 첫 환상을 본지 2년이 지난 때였다. 주전 551년경, 다니엘의 나이 70세쯤 되었을 때이다.

"그 중 한 뿔에서 또 작은 뿔 하나가 나서 남편과 동편과 또 영화로운 땅을 향하여 심히 커지더니"(단 8:9)

학자들은 이 ‘작은 뿔’이 셀류코스의 왕 안티오코스 에피파네스 4세를 가라킨다고 보고 있다. 그는 남쪽으로 이집트, 동쪽으로 페르시아 그리고 영화로운 땅이라고 불리는 팔레스타인을 정복해 간다.

특별히 그는 자신의 이름에 ‘에피파네스’라는 별명을
붙였는데 그 뜻은 ‘신의 현현’이라는 뜻이다. 자신
이 곧 하나님, 신이므로 사람들은 안티오코스를 숭배
해야 했다. 그의 교만은 하늘군대로 비유되는 하
나님을 대적하고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을 핍박하며 성전의 제사를 무너뜨리는 것으로 나타나게 된다.

안티오코스의 박해는 주전 170년경의 대제사장 오니아스 3세의 암살로 시작된다. 그의 박해는 그가 죽은 주전 163년까지 계속된다. 이 기간 동안 약 8만명의 유대인이 학살되었다. 그는 유대인들이 여호와신앙을 버리고 헬라 종교인 제우스 숭배와 황제인자신을 숭배할 것을 강요했다. 대제사장직을 경매에 부쳐 최고 낙찰자를 임명하는가 하면, 유대인들에게는 부정한 짐승인 돼지를 성전 뜰에서 제물로 드리게 했다. 또한 군인들을 동원해 안먹으려고 저항하는 유대인의 입을 강제로 벌리게 해서 억지로 돼지고기를 먹이는 일을 했다. 주전 167년 12월,유대력으로 기슬월 12월 25일, 안티오코스는 예루살렘 성전 안에 제우신 신을 위한 제단을 쌓았다.

이것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멸망의 가증한 것’(마24:15)의 모형임은 분명해 보인다.


3. 마카비 혁명
안티오쿠스의 성전 모독은 경건한 유대인들을 결렬하게 자극했고, 곧 유대인들의 독립투쟁으로 이어졌다. 주전 167년, 여호야립 반열의 제사장 맛다디아는 예루살렘에서 북서쪽으로 39km 정도 떨어진 ‘모데인’ 지방에서 자기의 다섯 아들과 함께 이방 제단을 부수고 반란을 일으켜 투쟁을 시작한다. 이것이 독립국가 하스몬 왕가를 일으킨 유명한 마카비혁명의 시작이다. 맛다디아의 셋째 아들 유다 마카비가 특히 그 용맹으로 유명했는데, 그의 별명인 '쇠망치'라는 뜻의 ‘하 마카비’에서 따와서 이 반란이 '마카비 혁명'으로 불리게 되었다.

산 속으로 들어간 맛다디아의 아들들과, 함께 한 많은 경건한 자들이 3년간의 전쟁 끝에 마침내 성전을 탈환하게 되었는데, 처참한 성전의 모습을 발견하고 유다 마카비와 군인들은 옷을 찢고 통곡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신실한 제사장들을 세워서 성전을 정결케했다. 우상의 제단을 헐어버리고 새로운 제단을 만들어 봉헌하고 무너진 곳을 수축하였다. 주전164년 기슬르월 25일(오늘날로 말하면 12월 25일)에생긴 일이었다. 3년 전 기슬르월 25일에 빼앗겼던 성전이 정확하게 3년 후 같은 날에 새로 봉헌된 것이다.


단 8:14에 ‘더럽혀진 성소가 정결하게 회복될 때까지 2,300주야가 걸릴 것’이라고 말씀하였는데, 실제 역사적으로 안티오쿠스의 유대 종교 말살 정책이 시작된 주전 170년부터 마카비 혁명으로 성전이 회복된 주전 164년 12월(기슬르월 25일)까지 약 2,300주야가 지나갔던 것이다.

이렇게 성전을 정화한 다음 그들은 8일간의 성대한
봉헌 축제를 열었다. 이것이 바로 ‘하누카’ 즉 ‘수전절’이라고 하는 유대인들의 ‘빛의 축제’의 시초가된 것이다. 그들은 공적인 결의를 하여 포고령을 내리고 해마다 이 축제를 지키도록 하였다. 그리고 예수님의 시대까지 이어졌고 지금도 이스라엘의 중요한 절기로 지켜지고 있다.


4. 수전절과 적그리스도
일반적으로 성경학자들은 ‘또 다른 뿔’을 즉 안티오커스 에피파네스를 신약의 ‘적 그리스도’를 예시한다고해석한다. 사도 바울이 데살로니 교인들에게 말세에 미혹당하지 말아야 할 것을 경고하면서, 적그리스도를 ‘불법의 사람’(살후2:3)이라고 칭한다. 안티오커스는 적그리스도의 모습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데살로니후서 2:3-4 “누가 어떻게 하여도 너희가
미혹되지 마랄 먼저 배교하는 일이 있고 저 불법의 사람 곧 멸망의 아들이 나타나기 전에는 그 날이 이르지아니하리니 그는 대적하는 자라 신이라고 불리는 모든 것과 숭배함을 받는 것에 대항하여 그 위에 자기를 높이고 하나님이라고 내세우느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과 함께 역사의 종말이 올 것이다. 마지막 시대의 가장 두드러진 현상이 바로 적그리스도 또는 거짓 그리스도의 출현이다. 그는 자기를 그리스도라고 선전하면서 택하신 백성이라도 미혹하려고 할 것이라고 예수님은 경고하셨다(마24:24). 종말에 있을 현상을 예수님은 제자들에게상세하게 가르치셨다. 그중에서 본문과 연결시켜주목할 말씀이 있다.

마태복음 24:15 “15 그러므로 너희가 선지자 다니엘이 말한 바 멸망의 가증한 것이 거룩한 곳에 선 것을보거든(읽는 자는 깨달을 진저)”이 말씀은 1차적으로는 AD 68년 로마 군대가 예루살렘을 포위했을 때 실현되었다. 유대인들이 항복하지 않자, AD 70년 로마군은 예루살렘 성을 돌 위에 돌 하나도 남겨두지 않고 철저히 파괴해 버렸다.

항거하던 유대인들은 로마군에게 무참히 학살되었고, 팔레스타인의 유대인들은 모두 고향에서 쫓겨나 로마제국의 각 지역으로 흩어지게 되었다.


요한서신에는 적그리스도에 대하여 더 자세히 말씀하고 있다. 세상 마지막 때에 적그리스도가 나타날것이며, 적 그리스도의 특징은 성부 하나님과 성자 예수님을 부인하며 사람들을 미혹하는 것이라고 말씀하고 있다(요일2:18,22,26). 그런데 요한일서 2장18절에 나오는 ‘적그리스도’란 단어는 관사가 없고,더구나 ‘많은 적그리스도’라고 말씀하고 있어서, 어떤한 인물이라기보다는 거짓된 교리를 가르치는 무리나 단체를 가리킨다고도 볼 수 있다. 또는 적그리스도를 위해(마치 세례 요한이 예수님의 오실 길을 예지한 것처럼) 준비하거나 협력하는 두드러진 활동을 펼치는 것들이 많이 있을 것을 암시한다고도 볼 수 있다.

요일2:18 “18 아이들아 지금은 마지막 때라 적그리스도가 오리라는 말을 너희가 들은 것과 같이 지금도 많은 적그리스도가 일어났으니 그러므로 우리가 마지막때인 줄 아노라”

종말에는 ‘마지막 환난’이라고 말하는 고통의 기간이
있다. 이때는 적그리스도가 마지막 발악을 하며 성도들을 핍박하는 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 하누카 등불
하누카 절기가 되면 유대인들은 집집마다 등불을 켜
놓는다. 그래서 하누카를 빛의 축제라고 부르기도
한다. 옛날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성전을 되
찾던 날, 성전 안에 촛불을 밝혔던 데에서 유래했다.

당시 성전을 탈환했을 때 성전 등잔에 불을 밝힐 올리브 기름이 오직 하루 분밖에 남지 않았으나 성전이 새로 봉헌될 때까지 8일 동안이나 기적적으로 불을 밝힐 수 있었다는 전설에 따라 하누카 절기는 8일 동안 지켜지게 됐다.

하누카는 아홉 개의 촛대를 밝히는데 성전의 기적을 기념하며 저녁마다 하루에 하나씩 불을 켜며 팔 일째에는 8개를 다 켠다. 아홉 개 중 나머지 한 촛대는 다른 촛대를 켜는데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촛불을 켜면서 고난 가운데도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빛을 묵상하게 되는 절기가 하누카인 것이다.

디아스포라 이후 널리 행해졌으며 서로 선물 나누기나 팽이놀이(회전팽이 – 히브리어로 스비본) 같은 풍습이 있다. 팽이의 네 면에는 네 개의 히브리어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이것은 ‘위대한 기적이 여기서
일어났다’는 뜻의 히브리어 네 단어의 첫 글자들이다.

또 디아스포라는 ‘위대한 기적이 거기서 일어났다’는
이니셜을 뜻한다. 이 네 글자는 숫자로 계산하면 합이 메시아라는 단어와 같기 때문에 특별하게 취급되기도 한다. 하누카 기간에 학교는 휴교하며 직장이나 상점은 쉬지 않는다.


• 하누카가 주는 교훈
어떤 사람이 한 유대인에게 이렇게 물었다.

“당신들이 또 한번 그런 핍박을 받는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러자 그 유대인은 “그러면 우리들의 달력에는 축제일이 하나 더 생길 것이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바로가 유대인을 핍박해서 유월절이 생겼고, 하만이 이스라엘을 핍박하고 죽이려다가 부림절이 생겼다. 그리고 안티오쿠스가 이스라엘을 죽이려고 하다가 수전절, 하누카가 생기게 되었다. 그래서 자신들을 죽이려는 세력이 어떠한 힘과 권세로 위협한다고 하더라도 자신들은 하나님이 또 하나의 축제일을 준비시켜 주실 것이라는 기대를 하며 이기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적그리스도의 세력이 아무리 기세등등하고 두려워할만하며 마치 하나님이 안계신 것처럼 우리를 몰아친다고 하더라도,이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기쁨의 축제일을 준비해주시는 과정 가운데 한 부분일 뿐이라는 교훈을 준다. 하늘에서 어린양의 혼인잔치에 들어가게 하시기 위한 과정이다.

좌절과 낙심의 시대, 불안과 두려움의 시대에 빛으로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의 하나님, 우리에게 인류 역사 전체를 주관하고 계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는 것이다. 세상 권세가 승리하고세상의 제국들이 세상을 좌지우지 하는 것처럼 보여도, 역사의 배후에 계시는 하나님을 약속의 말씀을 통해서 신뢰하라는 것이다. 일시적으로는 악이 승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결국은 하나님의 손안에 세상 역사는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깨달으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전쟁의 소문이 있고, 질병에 의한 공포가 세상을 뒤덮고, 경제의 침체, 먹고 사는 일이 막막한 이 세상의 어둠이 우리 안에 계시는 빛이신 예수님을 이기지 못한다. 우리는 세상에 살지만 세상에 속한 사람이 아니요, 하나님의 영광의 나라 그 백성이며 하나님의 자녀들이다. 고통하고 신음하며 광야 길을 걸을지라도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믿음, 그분을 의지하고 인도하시는 대로 순종하며 걷는 그 걸음이 결국 십자가의 길을 걷게 하며,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으로 충만한 가나안 땅, 하나님 나라의 삶을 살게 하실 줄로 믿는다.


하누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어린양의 혼인잔치와 같은 축제일로 인도하고 계신다. 하나님이 함께 하심으로 죄악의 세상과 싸워 이기고 승리하는 그날을 우리에게 주실 것이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성소를 하나님께서 성결케 하시고 새 하늘과 새땅이, 새 예루살렘 성전이 우리에게 또 우리 자신이 그렇게 변화되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