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Israel)의 의미와 역사적 사실

"야곱이...아니요 이스라엘이라"(창 32:28)

야곱(יעקב 야아콥)의 어근 아카브(עקב)는 '발뒤꿈치'(heel; 3:15, 호12:3) 또는 '발뒤꿈치를 잡는다'란 뜻과 '뒷면'이란 의미가 있어 나쁜 의도로 사용될 때는 '남을 사취하는 자'(27:36), '거짓되다'(렘 9:3 ;17:9), '발꿈치를 든다'(시41:9)는 뜻을 내포한다. 기이한 출생에 의해 붙여진 그의 이름은 이와 같이 좋지 못하나 훗날 하나님의 은혜로 새롭게 태어났을 때 붙여진 '하나님과 겨루어 이긴자' 즉 이스라엘(창 32:8)이라는 한 영광된 이름을 얻게 되었다.

야곱(Jacob)에서 이스라엘로 이름을 바꾼다는 것은 그 삶과 신분과 인격에 극적인 변화가 주어졌음을 암시한다. 특히 그 이름을 명명(命名)하는 자는 그 대상에 대한 소유권과 주도권을 가진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므로 이처럼 야곱의 이름이 바뀐 것은 (1)인간적 실패의 이름이 영적 승리의 이름으로 축복받은 것을 뜻하며 (2)벧엘 언약(28:10-15)에 근거하여 야곱이 실질적 언약의 후계로서 하나님에 의해 정식 비준(比準)된 것을 의미한다. 한편 '이스라엘'이란 '우세하다', '싸우다', '왕비'라는 뜻의 '사라(שׂרה)'와 전능자이신 하나님의 의미하는 '엘(אל)'이 결합된 형태로서 '하나님이 통치하신다'(Kalisch)는 뜻도 있으나 대체로 '하나님과 씨름하여 이긴 자'란 뜻으로 이해된다.

사라(שׂרה)는 다음과 같은 자동사적인 의미들을 지니고 있다. 싸우다, 투쟁하다(Fuerst), 씨름하다(Davidson), 끝까지 해보다, 기를 쓰고  싸우다(M. H. Segal, Hebrew-English  Dictionary, Dvir Publishing Co.,Tel-Aviv, 1938).  

사라는 현대적 히브리어의 의미로서는 '씨름하다, 격퇴시키다, 정복하다'의 의미를 지닌다 (Zevi Scharfstein, Modern Hebrew Dictionary, Shilo Publishing House, New York).

즉, 겨루어(사라)는  힘, 능력 등을 총동원하여 대치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인간으로서 동원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과 집념을 기울인 상태를 가리킨다.

성경에는 이스라엘의 의미가 정의(定義)되어  있기보다는 역사를 통하여 제시되어 있다. 그 의미들은 다음과 같다.
  

(1) '이스라엘'이란 족장 야곱이 얍복강을 건너려고 할 때, '하나님 같은 분'(호 12:4, 5 : Soncino Press,  London- 한글개역엔 그냥 '하나님'으로 나와 있음 = 역자주)과 싸운 후에 그 하나님 같은 분으로부터 수여받은 거룩한 이름이다(창 32:28; 35:10).  창세기에 처음으로 나오는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은 성경 전체에서 최초로 나오는 것인 셈인데 '하나님과 끝까지 겨루었던 자'란 의미로 해석되어 있다(한글개역에는 '하나님과 겨루어 이긴 자'란 뜻으로 번역되어 있음 = 역자 주). 흠정역의 '너는 왕자로서의 권세를 갖고 있다'는 번역은 게세니우스(Gesenius), 로젠뮬러(Rosenmuller), 손키노 휴마쉬(Soncino Humash)등에게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2)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은 집합적으로 또는 민족적으로 야곱(즉 이스라엘)의 후손인 열두 지파에게 적용되어(출 3:16) 보통은 브네 이스라엘, 즉 '이스라엘 자손(아들들)'으로 일컬어지고, 시적(詩的)으로는 그 어근(語根)이 '정직하다'는 뜻을 지니고 있는 '여수룬(Jeshurun)'으로 일컬어진다(신 32:15; 33:5, 26; 사 44:2).  

신 32:15/ 그러한데 여수룬이 살찌매 발로 찼도다 네가 살찌고 부대하고 윤택하매 자기를 지으신 하나님을 버리며 자기를 구원하신 반석을 경홀히 여겼도다

야곱은 이삭과 아브라함의 후손인데 히브리인의 여러 가지 성경적 기원들은 본질적으로 이 족장 아브라함에게서 비롯된다(창 11장). 일군(一群)의  히브리인들이 애굽으로 내려간 것은 후에 있는 출애굽 사건의 기초가 된다. 이 출애굽 사건 당시에 '한 국민(백성)으로서의' 이스라엘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 백성은 그 후 40년 동안에 국민으로서의 특성을 갖추게 되었고 여호수아의 영도 아래 요단강을 건너게 되었다. 이러한 열두지파의 우호동맹 관계는 사사시대가 지나기까지 계속되었다.  이스라엘이란 명칭은 애굽 왕 메르넵타(Merneptah)의 승전기(勝戰記)에도 나타나 있다(B.C. 1230년경).  


(3) 이스라엘의 통일왕국은 사울과 다윗과 솔로몬 왕 시대에 이루어졌었다(삼상 8장 - 왕상 11장 ; 대상 10장 - 대하 9장). 유대적 문헌들과 비유대적 문헌들을 통해서 추정된 이스라엘 통일왕국의 연대는 모두 다음과 같은 근사치들을 나타내 보여 주고 있다 : B.C. 1095-970년(Scroggie) ; B.C. 1040 -  937년(JewEnc) ; B.C. 1020 - 925년 (Orlinsky) ; B.C. 1020 - 931년 (Francisco).  그러나 이에 대한 어떠한 연대 측정에 있어서도 사도행전 13:21은 결정적인 근거가 되어야 한다.  다윗과 솔로몬의 통치시대는 이스라엘의 황금기였으며 바로 이 시대에 예루살렘 성전도 건축되었다.  


(4) 이스라엘이란 이름은 북쪽 이스라엘 왕국에 대해서도 사용되었다. 이 북이스라엘 왕국은 솔로몬의 아들인 르호보암의 통치 때에 나라가 분열되자 여로보암에 의해서 설립된 것이었다(왕상 12:25-14:20). 이 북이스라엘 왕국은 9개 왕조에 걸쳐서 19명의 왕들에 의해 통치되었다.

이 모든 왕들은 나쁜 사람들이었고 나쁜 통치를 했었다. 그 결과 이 북이스라엘 왕국은 선지자들이 예언한 대로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B.C. 722년에 앗수르에게 멸망당했다. 이처럼 이스라엘이라는 칭호가 좁은 의미로 사용된 예는 사무엘상 11:8, 사무엘하 20:1, 열왕기상 12:16 등에 나타나 있다. 그런데 영국인을 또 하나의 이스라엘로 보는 견해(AngloIsrael theory)는 성경의 아무런 보장도 받지 못한다. 소위 '열 두 지파'는 '사라져 버린'것이 아니고, 통합된 백성으로서 단지 그 지파들 간의 구분이 상실되었을 뿐이다. 즉 대부분의 베냐민 지파 사람들과 거의 전체의 시므온 지파 사람들, 그리고 남이스라엘 왕국(유다)에 인접한 거의 전체의 단 지파 사람들은 북이스라엘 왕국이 존재해 있을 동안에 유다(지파)에 통합되어 버렸다<DuffForbes, [영국을 새로운 이스라엘로 보는 주장의 허위성](The Baleful Bubble of BritishIsraelism)>.
  
북이스라엘 왕국의 통치 연대는 다음과 같이 여러 가지로 추산된다. B.C. 975-722년(Scroggie), B.C.  937-722년(Jew Enc), B.C. 922-722년 (Albright), B.C. 930-723년(Thiele).  남쪽 왕국(유다)은 북이스라엘 왕국이 멸망된 후에도 136년 간 계속되었다.
  
즉, 남왕국은 B.C. 586년에 시드기야왕을 마지막으로 멸망되었고 (극히 가난한 자들은 제외하고) 살아 남은  모든 백성은 느부갓네살 왕에 의해서 바벧론으로 사로잡혀갔다(왕하 25장). 남왕국(유다)은 단 하나의 왕조에 걸쳐 19명의 왕들과 한 명의 여왕에 의해 통치되었다. 이스라엘에는 시드기야 왕 이후로 그리스도의 강림시까지 다윗의 메시야적 왕통을  이은  왕이 등극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리스도께서는 초림시에는 왕의 보좌에 앉지를 않으셨다.
  

(5) 쫓겨났던 모든 이스라엘인들 - B.C. 536년부터 바벧론 포로생활에서 귀환한 자들과 본토에 남아 있다가 애굽으로 도망간 후 느부갓네살이 애굽  왕  호프라(Hophra)를 폐위시켰을 때(B. C. 568년) 바벧론으로 옮겨갔던 자들로서 다시 본토로 귀환한  자들 - 은 다시금 이스라엘이란 이름을 갖게 되었고 느부갓네살에게 파괴당한 성전을 재건 했었다. 이 두번째 이스라엘 나라(the Second Commonwealth of Israel)는 수많은 영고성쇠(榮枯盛衰)를 거쳐, A.D. 70년에 로마의 디도(Titus) 장군에게 헤롯 성전이 파괴될 때까지 지속되었다. 바로 이 때(A.D. 70년)부터 이스라엘인들은 세계 각처로 흩어져 살기 시작했고 <디아스포라(the Great Diaspora)의 시작> 1948년 5월 14일에 이르러서야 세번째 이스라엘 나라(the Third Commonwealth of Israel)가  탄생되었다.
  

(6) 이스라엘이라는 말이 좀더 세부적으로는 제사장이나 레위인이나 다른 성직자들과 구별되는 평민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되었다.(스 6:16; 9:1; 10:25; 느 11:3 등).  


(7) 영적인 의미에서 이스라엘이란 응용적으로나(예컨대, 호 11:1이 마2:15에) 암시적으로 메시야에게 적용되었다.  


(8) 이스라엘이란 말이 비유적으로는 약속의 자녀에게  적용되었다(시 73:1; 롬 9:6-13; 갈 6:16). 여기에는 이방인 신자들도 동등한 특권을 가진 자들로서 포함된다.(롬 11:1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