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의 성읍과 요새

성경 시대 전반에 걸쳐 '성읍'과 '요새'는 거의 동의어에 가까웠다. 흔히 성읍들은 천연적인 방어 지역에 있었다. 예컨대 사마리아 성읍은 가파른 언덕 지역에 고립되어 있었다. 대로변이나 물가에 위치한 성읍들은 인공적인 방어 시설을 갖출 필요가 있었다. 한 성읍의 넓이는 대개 20-40키로평방미터 정도였으며(예외적으로 가나안의 하솔은 800키로평방미터에 달했다), 평균 3m 폭의 성벽으로 둘러싸였다. '엄폐 설비'용으로 쓰기 위해 1.5m 넓이의 이중벽을 설치하기도 했으며, 그 두 성벽의 사이인 2m 가량의 공간은 비워 두거나 저장 창고로 이용하기도 했다.

예루살렘 성

  
성벽의 높이는 대개 6-9m 정도였다. 이 성벽은 적군들이 성 안으로 침투해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방어벽이었으며, 방어자들은 이 성벽을 발판으로 삼아 불화살이나 물맷돌을 날려 보냈다.
    
방어용 성벽은 매우 오래 전부터 건축되었다. 여리고에서는  몇몇  성벽들과 직경 13m인 원형 망대가 발굴되었는데, 이들은 아브라함시대보다 무려 4,000년 이전인 BC 7000-6000년경의 것으로 추정된다. 그보다 훨씬 이후에는(BC 1700년경) 때때로 성벽 바깥으로 거대한 흙 둔덕을 쌓아 놓기도 했으며 그 앞에는 배수구를 파 놓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초기 왕정 시기에는, 사울의 수도 성읍이었던 기브아 및 다윗과 솔로몬 당시의 브엘세바 등과 같은 여러 성읍들에 엄폐 설비를 갖춘 성벽이 건축되었다. 신구약 중간기와 신약 시대에는 성읍 주위에 대개 한 겹 내지 두 겹의 견고한 석벽을 둘렀다.
  
사마리아에 설치되었던 훌륭한 로마 성벽은, 헤롯에 의해 건축된 것으로  680평방키로 미터 넓이의 성읍 주위를 둘러쌌다. 이 무렵의 것으로 추정되는 여러 성읍들이 예루살렘에서 발굴되고 있다.
    
성읍의 방비 시설 중 가장 취약한 지역을 지키기 위해 망대를 세웠다. 병거들이 진입하기 위해서는 평평한 출입로가 필요했기 때문에, BC 1700년경 이후에는 밖으로 각 이 진 두 짝 문달린 성문을 설치하여 방어를 훨씬 용이하게 했다.

단(Dan)에는 거대한 이중 문을 갖춘 이중 성벽이 설치되었으며, 불에 탈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목재 성문은 종종 금속으로 덧입혔다. BC 1000년경까지 예루살렘에서는 병사들의 출입을 용이하게끔 하기 위해 작은 성문들이 사용되었다. 당시에는 공개적인 전투가 선회되었기 때문이다. 성읍 내에 제2의 방어 진지인 요새가 구축되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 포위 공격중에 식수는 지하의 샘과 연결시킨 수로를 통해 공급되었으며, 외부의 수로는  적들로부터 차단되어 있었다.
    
요새화된 성읍을 가장 적은 희생을 치르고 정복하는 방법은 물론 항복하도록 설득하는 것이었다. 앗수르의 산헤립이 예루살렘에게 이 방법을 써  보았으나 실패하였다(왕하 18장). 전투에서 사용된 무기들도 매우 다양했다. 요압은 수로를 통해 예루살렘 성으로 침투해 들어간 듯하다(대상 11:4이하). 그렇게 하지 않고  침투하려면 성벽을 방어하는 군사들을 죽여야 했다. 다시 말해서 공격자는 사다리를 이용하여 성벽을 기어오르거나 성벽 공격용 장비들로써 성벽을 부수었다.
  
성벽 접근이 쉽지 않은 곳에서는 경사로를 쌓아 올리고 외관 참호를 메꾸어 습격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산헤립이 라기스를 공략할 당시 쌓아 올린 습격용 경사로는 그 표면을 나무로 뒤덮은 것이었다고 한다. 성벽 공격수들은 거대한 방패를 함께 뒤집어씀으로써 자기편 궁사와  투석기의 공격으로부터 몸을 보호했다. 성벽 공격용 무기는 쇠로 만든 도끼 형태의 머리 부분을 지렛대의 원리로 성벽에 충돌시키는 것이었다. 성읍 주위에 쌓은 공격용 토담은  성읍 거민들을 가두어 탈출하지 못하게 하는 데 이용되었다(렘  6:6). 방어자들은 화살과 돌, 불타는 횃불, 끓는 물 등을 이용해 공격에 대응했다. 포위 공격은 수년간 계속되 기도 했다. 정복된 성읍은 약탈당하고 불탔지만, 나중에 재건되었다. 생존자들은 강제 이주를 당하거나 노예가 되었고, 혹은 과중한 세금을 부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