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5(Psalms 15)/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람

'하나님이 그 친구로 택하시는 자가 누구인가'가 시편 15편의 주제이다.* 성경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구원얻는 믿음과 행실로 드러나는 믿음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기본 자격은 성령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새로운 출생(위로부터의 출생) 없이는 아무도 그 나라를 보거나 들어갈 수 없다. 그 위로부터 나는 출생은 은혜에 의해서, 믿음을 통해서 경험되며, 인간편의 공로와 전혀 무관하게 일어난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사람이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를 볼수 없느니라"(요한복음 3:3)


"영생은 곧 유일하신 참 하나님과 그의 보내신 자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니이다"(요한복음 17:3)


그러나 구원받아 하나님의 자녀로 성령의 인침을 받은 자는 하나님과 동행하는 자로서의 삶의 거룩이 드러나게 되어 있다. 이 시 자체로 보면, 구원이 인간의 의로운 성품 내지 고상한 행위와 어떤 식으로든 관계가 있다는 뜻으로 보인다.

성경전체의 관점과 관련해서 보면, 단지 사람을 구원하는 믿음은 거룩한 삶을 가져오는 믿음임을 의미할 뿐이다. 야고보서를 쓴 야고보처럼, 다윗은 여기서, 주님에 대한 참 믿음은 이 시에 묘사된 그런 선한 행실을 가져온다고 말하고 있다. “삶으로서 드러나는 믿음”이 구원얻는 믿음의 열매이다.


이 시는 시온(천국) 시민의 모든 미덕을 망라하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여기에 나타난 묘사는 전체적인 특징은 암시해주나 전체를 다 열거하지는 않는다.

*본 시편에 대한 다양한 표제는 다음과 같다.
▪︎시온의 백성에 대한 묘사
▪︎하나님과 함께 거할 수 있는 자들의 특징
▪︎성전에 들어가기 위한 예식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것
▪︎야웨(여호와)의 손님

• 시편 15:1/ 하나님과 함께 살자 누구인가?

1 여호와여 주의 장막에 유할 자 누구오며 주의 성산에 거할 자 누구오니이까


여호와여”는 “있다”라는 히브리 동사에서 유래한 ‘하나님의 언약적 이름’이다.

“누구오며” 1 절에 있는 질문은 ‘축제일에 성전에 들어가는 자들이 행하는 예식에 대한 본문’인 것을 나타내는 표식일 것이다. 본 시편은 성전에서 여호와께 나아갈 수 있는 사람에 대하여 설파한다.

“주의 장막 . . . 주의 성산” 동사들(“머무른다”와 “산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 두 용어는 평행을 이룬다. 여호와께서 성전에 영속적으로 계신다는 개념은(참조, 시 23:6b) 하나님과의 영원한 교제를 나타낸다. 즉, 이 교제는

1) 이 세상 이후에도 지속된다
2) 친밀함을 동반한다
3) 매일의 삶에서 이루어진다


시 27:4-6 에서도 위와같은 사상을, 과장법을 사용하지 않고서 나타낸다(즉, “내 삶의 모든 날,” 참조, 시 23:6a).

"내가 여호와께 청하였던 한 가지 일 곧 그것을 구하리니 곧 나로 내 생전에 여호와의 집에 거하여 여호와의 아름다움을 앙망하며 그 전에서 사모하게 하실 것이라 여호와께서 환난 날에 나를 그 초막 속에 비밀히 지키시고 그 장막 은밀한 곳에 나를 숨기시며 바위 위에 높이 두시리로다 이제 내 머리가 나를 두른 내 원수 위에 들리리니 내가 그 장막에서 즐거운 제사를 드리겠고 노래하여 여호와를 찬송하리로다"(시 27:4-6)


시 5:4b 에서는 “악이 여호와와 함께 전혀 거하지/머물지 못한다”고 말한다. 한편, 신실하게 믿는 자들은 하나님과 함께 살기를 소원함을 주목해야만 한다(참조, 시 61:4; 84:10).

"내가 영원히 주의 장막에 거하며 내가 주의 날개 밑에 피하리이다(셀라)"(시 61:4)

• 시편 15:2-5/ 하나님과 함께 살아가는 자들의 삶

2 정직하게 행하며 공의를 일삼으며 그 마음에 진실을 말하며
3 그 혀로 참소치 아니하고 그 벗에게 행악지 아니하며 그 이웃을 훼방치 아니하며
4 그 눈은 망령된 자를 멸시하며 여호와를 두려워하는 자를 존대하며 그 마음에 서원한 것은 해로울찌라도 변치 아니하며
5 변리로 대금치 아니하며 뇌물을 받고 무죄한 자를 해치 아니하는 자니 이런 일을 행하는 자는 영영히 요동치 아니하리이다


이 단락에서는 하나님과 거할 자들(그들의 긍정적인 특징과 부정적인 특징을 균형있게 다룸)에 대하여 묘사한다(참조, 시 24: 3- 6). 즉, 신실하게 믿는 자에게 나타나는 특징으로서 긍정적인 내용과 부정적인 내용을 열거한다.

1) 정직하게 행하며(“무흠함,” BDB 1071, 참조, 시 18:23,31; 119:30; 잠 28:18)
2) 공의를 실천하며
3) 그의 마음에 진실(시 12:1 의 특별주제를 보라)을 말하며
4) 그의 혀로 남을 허물하지 아니하고
5) 그의 이웃에게 악을 행하지 아니하며
6) 그의 이웃을 비방하지 아니하며
7) 그의 눈은 망령된 자를 멸시하며
8) 여호와를 두려워하는 자들(즉, 언약적 동반자)을 존대하며
9)진실되게 맹세함(즉, 서원, 참조, 레 27 장)
10) 해로울지라도 변하지 아니 하며 (개인적 이익을 위하여 서원을 저버림)
11) 이자를 받으려고 돈을 꾸어 주지 아니하며(참조, 출 22:25; 레 25:36)
12) 뇌물을 받고 무죄한 자를 해하지 아니하는 자(참조, 출 23:8; 신 16:19)


이 모든 특징은 경건한 자가 어떻게 살며 또 다른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나타낸다. 하나님을 아는 것은 사람들을 존경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신실한 신자는 그들의 삶과 사랑을 통하여 세상으로 하여금 창조주 하나님께로 나아와 그를 따르도록 이끌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시온 시민은 정직하게 행한다(2절). 정직한 삶은 도덕적으로 건전한 사람이다. 그는 온전하고, 원숙하고, 균형 잡혀 있다.

둘째로, 시온 시민은 옳은 것을 행한다. 그는 더럽지 않은 양심을 잘 관리한다. 그는 악한 양심을 가지고 이 땅에 머무르기보다는 선한 양심을 가지 고 하늘에 올라가고자 한다.

이 사람은 마음의 진실을 말하는 사람으로 믿을 수 있다. 그는 거짓을 말하느니 차라리 죽기를 원한다. 그의 말은 그를 구속(拘束)한다. 그의 ‘예’는 ‘예’이고, 그의 ‘아니오’는 ‘아니오’이다.


그는 그 혀로 참소하지 않는다(3절). 당신은 그가 다른 사람을 헐뜯는 것을 볼 수 없다. 비방과 추한 말은 결코 그의 입술에서 흘러나오지 않는다. 그는 남을 해치기보다 덕을 끼치기 위해 그 입술을 훈련시킨다!

그는 이웃에게 악을 행치 않는다. 다만 그가 바라는 것은 도와주고, 격려하고, 가르쳐주는 것뿐이다. 그의 친구에 대해 좋지 않은 소문을 들을 때면 그는 바로 그 자리에서 그 얘기를 중단시키고, 다른이에게 얘기가 전해지지 않도록 당부한다.


그의 눈에는 도덕적인 구별이 흐릿하지 않다(4절). 그는 죄와 의, 어두움과 빛, 악과 선을 분별한다. 그는, 그의 불경건함을 진솔하게 지적한다는 점에서 망령된 자를 멸시한다. 반면에, 그는 믿음의 권속 안의 모든 자들과, 마음을 열고 자신을 동일시한다.


그는 일단 약속을 하면 재정적인 손실을 가져올지라도 그것을 지킨다. 예를 들어 어떤 신자가 그의 집을 85,000달러에 팔기로 약속했다고 하자. 그런데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에 그 집을 아주 큰 회사에 90,000달러에 팔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첫매입자와 약속을 했으며, 이에 그와 계약을 맺었다.


그 하나님의 친구는 하나님의 가족의 다른 일원에게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5절). 모세율법 아래서, 이스라엘 백성은 이방인에게는 이자를 취할 수 있었으나(신 23:19,20), 동료 유대인에게는 그렇게 하는 것이 금지되었다(출 22:25; 레 25:35～37). “고리대금”에 대해 성경은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이 사실이다. 은행업 자체를 부정하거나 정죄하지는 않지만 형편이 어려운 사람에게 지나치게 높은 이자를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만일 율법 아래 사는 유대인이 그 원리의 지배를 받았다면, 은혜아래 사는 그리스도인은 얼마나 더욱 그러하겠는가!

끝으로, 의인은 무죄한 자에게 뇌물을 취하지 않는다. 그는 공의를 왜곡하는 것을 미워하며, “모든 사람이 제 값이 있다”는 옛 속담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상이 시간과 영원 속에서 하나님을 위해 사는 사람의 모습이다. 그 특징을 상고해 보라. 그런 자 외에는 아무도 하나님 존전에서 평안히 머물 수 없다.


"이런 일을 행하는 자는 영영히 요동치 아니하리이다"(15:5c)
이것은 요약적 결론이다. 하나님 및 자신의 형제 자매와 맺은 언약을 따라 사는 자들은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참조, 시 17:5; 30:6; 잠 10:30; 12:3).

“항상 안전하게 될 것이다”로 번역하기도 한다. 사 33:15 은 여호와께 나아가며 여호와와 함께 거하는 자들을 영광스럽게 제시하는 본문으로서, 이 절과 평행을 이루는 것으로 보인다. 만일 그렇다면, 사 33:16 은 시 15:5c 과 평행을 이룬다.

구원함의 목적은 개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면으로도 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다른 이를 사랑하는 것으로 향하여야 한다! 우리는 칭의를 ‘정의를 구현하는 삶’과 분리시켜서는 안된다! 창 3 장에 있는 타락은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쳤다(참조, 시 14:1-3). 인간에게 있는 하나님의 형상(참조, 창 1:26-27)이 손상을 입었다. 인간이 자신만을 지향하게 되었다. 자기중심적 생각과 독립성은 이제 그들의 생각과 행동에 자리잡았다. 하나님과 새롭게 만남으로써 이러한 경향에 변화가 일어난다(참조, 렘 31:31-34; 겔 36:25-27). 새 사람은 하나님을 의지하려는 마음을 다시 가진다. 그는 하나님을 위하여, 또 다른 이를 위하여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