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연약함이 하나님과의 연골고리

< 부활을 입다 ; 팀 켈러 >

- 달아나거나, 달려가거나 -

예수님의 주장을 정말 제대로 들으면 중립적 반응을 보이기란 불가능하다.

그분은 자신이 주 하나님인데 이 땅에 오셔서 우리에게 자신을 내어 줌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그 분을 위해 살게 하신다고 주장하셨다.

우리는 분노와 두려움 가운데 외치며 달아나든지, 아니면 기쁨과 사랑으로 그분께 달려가 발아래 엎드리든지 둘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

그분을 피하거나 그분께 달려가지 않는 한 당신은 그분이 누구신지 제대로 모르는 것이다.

베드로는 둘 다 해보았다.

예수님을 만난 초기에 밤새 고기를 못잡다가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그물을 내려 만선을 이루었을 때는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라고
예수님 부활후 디베랴 호수에서 만선을 이루었을 때는 주님이라 하는 말을 듣고 겉옷을 두른 후 바다로 뛰어 내렸다.

부활하신 예수님으로부터 은혜의 복음을 깨닫고는 주님의 거룩한 임재를 두려워하지 않은 것이다.

- 베드로를 회복시켜 주시는 예수님 -

베드로는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라는 예수님의 물음에 그냥 “주님을 사랑합니다”라고 답한다.

자기가 다른 누구보다 더 예수님께 충성하는 자라는 그릇된 자기정체감을 버리기 시작한 것이다.

베드로는 세상근심이 아니 진정한 회개를 보여주었다
세상근심은 자기연민, 자기 삶에 미칠 죄의 결과를 슬퍼하는 것이지만,
참된 회개는 사랑하는 창조주와 구원자를 욕되고 슬프게 했기에 죄 자체를 슬퍼한다.

베드로가 예수님께 사랑으로 겸손히 회개할 때 예수님은 “내 양을 먹이라, 치라”고 지도자로 불러주신다.

베드로의 실패와 연약함을 오히려 “내가 약한 그때에 강함이라”는 값없는 은혜에 근거한 정체감으로 바꾸어 주셨다.

그리스도인의 정체감의 기초는 결국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무한불변의 사랑을 깨닫는 데 있다.

복음은 우리의 연약함이 곧 하나님과의 연결고리라는 것, 우리 자신이 연약한 존재임을 아는 정도만큼만 강하다고 말한다.

- 우리가 만들어 내는 신들 -

어떤 사람은 부도덕하고 신앙 없는 자들을 벌하는 신을 원하고, 어떤 사람은 아무도 심판하지 않고 모든 사람을 품는 사랑의 신을 원하며, 어떤 사람은 우주에 아예 신이 없다고 믿는다.

개인적 소원과 욕구에 의해 스스로 맞춤형 신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그런 신은 때로 위안이 될 수 있으나 도전이 필요할 때 도전할 수 없으므로 결코 사람을 변화시킬 수 없다.

성경의 하나님은 결코 우리 현대인이 만들어 낼 법한 신이 아니다.

거룩하여 죄와 허물을 간과할 수 없으며 소멸하는 불이시다.

사람들의 희망사항의 산물이 아닌 그 하나님만이 사람들의 자아상을 근본적으로 재구성해 사람들을 새로운 존재로 만드실 수 있다.

그분께는 무서운 면도, 난감한 면도 받아들이기 힘든 면도 있다.

사람에게 길들여지지 않고 실존하시는 신이 아니라면 사람은 결코 변화될 수 없다.

우리가 그분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보다 그분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시느냐가 더 중요함을 조금이나마 깨닫는다면 바른 길에 들어선 것이다.

- 율법과 사랑의 관계 -

“사울아 사울아 어찌하여 네가 나를 박해하느냐?”

예수 그리스도와 자기 백성과의 연합은 어찌나 긴밀한지 그들에게 벌어지는 일은 곧 그분께 벌어지는 일이다.

이 연합의 두가지 중요한 측면 중 하나는 우리가 법적으로 그분과 연합되었다는 것이다.

우리가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얻었으므로, 하나님 보시기에 마치 우리가 십자가에서 직접 죽은 것처럼 죄의 형별로부터 우리가 해방되고, 또 예수님이 이루신 일을 우리가 이룬 것처럼 대하시고 보상해 주신다.

또한 이 연합은 법적일 뿐 아니라 영적 생명이기도 하다.

성령하나님이 우리 안에 친히 들어오셔서 우리가 하나님의 신성한 성품에 참여하므로 그분과 연합되었다.

연합이 법적이면서 동시에 인격적 생명이라는 개념은 신부가 신랑과 연합한 결혼관계와 같다.

결혼하면 아내의 빚은 남편의 것이 되고, 남편의 재산은 아내의 것이 된다.

믿음이라는 결혼반지를 통해 모든 죄에서 해방되고 죽음과 지옥으로부터 안전해지며 영원한 의와 생명과 구원을 받는다.

기독교는 입양이나 결혼처럼 신분의 연합이지 성취를 통해 얻어내는 보상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