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_ 세상을 사랑치 말라

<마틴 로이드존스>

세상은 역사적으로 특별하고 엄청난 사건들에 대해 자랑하지만,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상에서 못 박혀 죽으셨을 때에 일어난 일의 참된 의미를 깨닫는 순간 그 자랑들은 의미를 잃고 맙니다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상이 나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고 내가 또한 세상에 대하여 그러하니라”
십자가에 못 박힌다는 것은 죽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십자가가 세상을 나에게 못 박았다, 즉 주님이 못 박히신 십자가에 세상도 못 박히고, 그 많은 세상 일들도 못박혔음을 말합니다
세상은 본래 우리의 모든 문제의 근원입니다
십자가는 그 세상을 제거합니다
하나님께서 십자가를 믿는 자는 누구든지 세상으로부터 구원하시는 것입니다
세상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오직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뿐이기에 십자가를 자랑하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들이 있는데, 하나는 세상에 속한 사람들이요, 다른 하나는 세상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세상에 속한 사람들은 세상의 것들을 자랑하는 사람들이고, 세상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은 더 이상 세상에 속하지 않음을 자랑하는 사람들, 제한된 시간 속에서 세상을 지나가는 나그네요 순례자임을 자랑하는 자들입니다
사실 우리 모두는 본질상 이 세상에 속한 자이며, 이 세상의 자녀들로 출발했습니다
모든 인간성은 아담 안에서 타락되었으므로 우리 모두는 하나님께 악의를 품고 세상에 태어난 자들입니다
바울이 십자가만을 자랑하고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것은 하나님께서 이런 우리를 세상으로부터 구원해주심이요, 십자가가 우리를 전적으로 새로운 위치로 옮겨 놓은 까닭입니다
세상이 우리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혔으며, 우리도 세상에 대해 못 박힌 것입니다
문제는 우리가 세상의 사람이냐 아니면 하나님의 사람이냐입니다


세상이란 말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세상은 하나님의 품을 떠나 하나님 없이 사는 삶,
삶과 죽음, 인간과 시간 등 모든 것들을 대할 때 하나님의 계시의 말씀에 의거하지 않고 임의대로 생각하는 자세와 태도이며, 그런 사람들의 공동체입니다
이런 자세는 전적으로 인본적 사상이요 세상풍습에 따라 사는 삶이요 땅에 속한 것입니다
세상에 대한 정의는 세상의 가장 중심에 인간이 있으며, 인간이 삶에 절대 권위자이며, 눈에 뵈는 모든 것, 손에 쥔 모든 것이 인간의 것이라는 삶의 태도입니다
인간의 기량과 지적 능력이 삶의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기적도 없고, 영적인 것도 존재하지 않으며, 알고 보는 것 오직 납득할 수 있는 것만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인간을 우주의 중심자리에 앉히는 생각이 세상입니다
인간의 삶이란 제한된 이 세상의 영역에서만 가능하고 죽으면 모든 것이 끝이고 그 너머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이 세상입니다


“이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니 다 아버지께로 좇아온 것이 아니요 세상으로 좇아온 것이니라”
이 요한일서 2:6 말씀은 세상의 특성을 말해줍니다
요한이 말하는 육신의 정욕이란 욕심에 이끌려 사는 삶입니다
인간은 먹고 마시기 위해, 성적 욕구를 위해, 기타 육체적 욕구를 위해 살아가는데,
강력한 인간의 정욕은 이성과 자제력을 능가하므로 욕망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안목의 정욕이란 외모, 허례허식, 겉치레에 열심인 것을 말합니다
드러나는 겉만 번지르하여 그럴 듯하게 보이고 실상은 남을 속이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온통 우리 눈을 현혹시키려 보기좋게 꾸며놓은 것들 뿐입니다
육체의 정욕, 안목의 정욕에는 이생의 자랑이 따릅니다
사람들은 이것들을 자랑하며, 박수갈채를 받고, 더 많이 소유하고, 이름이 나고, 중요한 인물이 되고자 애씁니다 이는 모두 하나님을 떠나 사는 삶입니다


세상적인 삶의 태도는 인간 스스로를 최고의 절대자로 둔갑시킵니다
자기 맘대로 살려고 하는 욕정은 그 자체가 부끄러운 것일 뿐 아니라 세상을 나쁜 길로 이끕니다
질서가 깨어지고, 윤리도덕이 파괴되고, 풍기문란을 일으키고, 세상을 무법천지로 만듭니다
욕망은 우리를 기쁘게 해주기도 하나 우리를 질투의 열차에 타게 합니다
이생의 자랑거리가 많은 사람을 볼 때 질투하고 시기하는 마음이 일어납니다
육체의 정욕은 결국 질투, 부러움, 악한 마음, 앙심, 미움 등을 일으키고 도둑질까지 하게 합니다
남의 물건을 취할 뿐 아니라 남의 사람까지 탐내고 빼앗게 합니다
세상은 서로의 마음에 경쟁심을 불러 일으켜 싸움이 벌어지게 하는데, 국가 간에 이런 일이 벌어지면 전쟁이 돌발 되는 것입니다
약자를 짓밟는 강자들의 탐욕은 불법이요 침략행위입니다
이 모든 것들은 육체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 생의 자랑에서 출발하는 세상적 삶의 결과입니다


십자가는 세상 자체를 보여줌으로써 나를 대하여 세상이 어떻게 십자가에 못박히는지를 알려줍니다
세상은 너무나 혼란하고 부패했습니다
교육제도를 개선하여 잘 가르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그 무엇으로도 세상을 구원할 길이 없었습니다
인간은 율법을 지키는데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아들이 오셨고 세상엔 소망이 없다고 선언하셨습니다
“율법이 육신으로 말미암아 연약하여 할 수 없는 그것을 하나님은 하시나니 곧 죄를 인하여 자기 아들을 죄 있는 육신의 모양으로 보내어 육신에 죄를 정하신” 것입니다
주님은 온유하고 겸손하시며 순결하고 깨끗하고 거룩하신 분으로서 자신을 희생제물로 하나님께 바치셨고, 사람들을 섬기고 제자들의 발을 씻기셨고, 하나님의 거룩하신 율법에 철저히 순종하셨습니다
하늘의 보좌를 포기하고 자신을 비워 세상에 오셔서 병든 자들을 고치며 귀신을 쫓아내며 오직 선을 행하셨습니다
이런 주님께 세상이 무슨 짓을 했습니까?
세상은 그런 그분을 미워하고 핍박하며 거절하고 살인자로 몰아 십자가에 못박아 죽였습니다
오늘날에도 사람들이 십자가를 비웃고  야유하고 그리스도의 보혈을 조롱합니다
이것이 세상이 언제나 주님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세상은 늘 육체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에 역점을 두는 데 반해, 주님은 잃어버린 영혼들을 위해 오셨고, 인간의 영혼에 대해 말씀하시고, 인간의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죽으셨습니다
세상이 우리에게 교훈하는 삶의 자세와 하나님과 그의 아들이 교훈하시는 삶의 자세는 완전히 다른 것을 발견합니다
화려하나 죽음을 품고 있는 세상이 그리스도의 원수임을 발견하게 되는 것입니다


세상은 죽음을 최종적인 것으로 간주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거짓입니다
주님께서는 세상의 최후가 어떤 것이지를 십자가상에서 보여 주셨습니다
“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지 말라....
이 세상도, 그 정욕도 지나가되 오직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자는 영원히 거하느니라”
세상과 세상의 모든 영광은 마지막 죽음을 향해서 달음질 하고 있으며,
세상 끝에는 심판이 있습니다
주님은 십자가를 지시기 직전에  “이제 이 세상의 심판이 이르렀으니 이 세상 임금이 쫓겨나리라”고 하셨습니다
자신의 죽으심이 세상에 대한 심판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성경은 처음부터 끝까지 세상의 종말이 있음과
그 후엔 심판이 있음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는 이 세상에 심판주로 다시 오실 것이며, 하나님과 대적이 되는 세상 모든 것들은 심판을 받고 멸망할 것입니다


“무너졌도다 무너졌도다
큰 성 바벨론이여”
바벨론이 의미하는 것은 그리스도가 없는 세상,  
크고 웅장한 현대 도시들,
엄청난 일을 추구하는 권세가들이 있는 곳입니다
세상은 심판대 위에 서 있으며, 멸망을 향하여 치닫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이런 세상에서 태어났으며 이 세상에 속한 자들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으로부터 분리되지 않는 한 우리 모두는 세상과 같은 운명에 처하게 될 것입니다
주님은 “이제 이 세상의 심판이 이른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심판자로 세상에 오실 것입니다
세상의 종말에 닥칠 영원한 심판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해줄 것은 십자가뿐입니다
이 세상이 받아야 할 심판으로부터 구원받는 길이란 우리가 받아야 할 형벌을 주님께서 대신 받으신 것을 믿는 것 뿐입니다
이 진리를 깨달은 사람은 세상으로부터 분리되고, 세상에 심판이 임할 때 구원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결코 자랑할 것이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 상에서 세상에 속한 모든 인간이 받아야 할 형벌을 자신이 몸소 지셨습니다
주님은 십자가상에서 죽으심으로 말미암아 우리를 세상으로부터 분리시켜 그의 나라에 속하도록 이전시키셨습니다
세상이 나에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고 내가 세상으로부터 분리 된 것입니다
이 일은 오직 십자가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우리가 그 분을 믿으면 우리는 더 이상 이 세상에 속한 자가 아니며, 그리스도에게 속한 사람이므로, 그 형벌이 우리에게 임하지 않는 것입니다
주님이 우리를 세상으로부터 분리하셨을 뿐만 아니라 자기에게 속하게 하시고 자신의 왕국에 들어가도록 하셨습니다
십자가상에서 죽으신 주님이 날 구원하여 그분의 영광의 나라에 들어가게 하신 것을 믿으면, 우리는 주님 안에 거한 것이요 그의 나라에서 주님의 영광을 맛보며 주님과 더불어 영원한 나라에서 영원무궁토록 지내게 될 것입니다


성도란 어두움의 세계로부터 하나님의 아들의 나라로 옮겨진 사람들입니다
아직 이 세상에 살고 있지만 더 이상 세상에 속하지 않고 그리스도의 나라에 속한 자들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세상이 내게 대하여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시민권은 하늘에 있고, 우린 거기에 계신 주님만을 바라보며 그의 나라를 향해 달려갑니다
주님은 우리를 아버지 하나님께 소개하시고, 자녀가 되게 하셨으며, 하나님의 영원한 축복을 받는 상속자가 되게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세상에 붙은 모든 욕심 헛된 줄 알고 버리네”라고 고백하게 됩니다
주님은 “누구든지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하려“고 죽으셨을 뿐아니라 우리에게 세상의 것보다 더 나은 것을 주시기 위해 희생하셨습니다
주님께서 세상에 다시 오시면 세상에 속한 모든 원수들을 심판하시고 멸망시킨 후에 새 하늘과 새 땅, 온 천지에 주의 영광이 넘치는 신세계를 이룩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