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_ 하나님의 지혜

<십자가 - 마틴 로이드존스>

십자가가 왜 온 우주 만물 가운데 가장 깊고 심오하며 광대한 것인지,
도대체 왜 하나님의 아들, 영광의 주께서 죽는 일이 일어난 것인지?
성경의 답은 이 사건이 단지 인간들의 소행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미 이사야53장, 시편22편, 레위기, 출애굽기 등에서 나오는 유월절 어린양이 바로 십자가에 달리시는 그리스도에 대한 예언입니다
신약에서는 주님이 니고데모와의 대화 중에서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든 것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라고
자신의 십자가 죽으심을 공생애 초기에 이미 언급하셨습니다
주님은 이미 준비되어 있었고 “때가 왔도다”“내가 땅에서 들리면 모든 사람을 내게로 이끌겠노라”라고 하셨습니다
베드로는 “그가 하나님의 정하신 뜻과 미리 아신 대로 내어준 바 되었거늘 너희가 법 없는 자들의 손을 빌어 못 박아 죽였으니..”라고 설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창조 이전에 정하신 일을 사람들이 세상에서 정해진 때에 실행에 옮긴 것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창조하기 이전에 벌써 인간이 타락하게 될 것을 아셨고, 창조 이전에 구원계획을 정하셨습니다
아담의 타락 이후 모든 인간은 죄악과 불법의 형체를 입고 태어나 비참한 처지에 빠지게 되었고, 인생은 시련과 좌절과 싸움의 연속이 되었습니다
많이 배워도 윤리적으로 더 악랄하게 되었고, 선조들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가졌으나 죄짓지 않고 순결한 삶을 사는 법은 알지 못합니다
이 비참하고 악한 사망에 처해 있는 인간들을 위해 하나님이 놀라운 계획을 하셨는데 만세전부터 정하신 계획이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이는 이 세상의 지혜가 아니요 또 이 세상의 없어질 관원의 지혜도 아니요 오직 비밀한 가운데 있는 하나님의 지혜를 말하는 것이니 곧 감취었던 것인데, 하나님이 우리의 영광을 위하여 만세 전에 미리 정하신 것이라”고 했습니다
십자가는 세상을 구원하려는 하나님의 계획의 핵심입니다
이것이 세상에 전해진 뉴스 중에 가장 복된 소식입니다

십자가는 영원하신 하나님의 속성에 대해 잘 드러내 주기 때문에 십자가에서 우리는 영광스러운 예수님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 하나님께서도 거기에 계시는 것을 보게 됩니다
세상이 전에 알지 못했던 영원하신 아버지 하나님의 놀랍고 영광스러운 모습을 갈보리 십자가에서 보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을 계시하시되, 만드신 모든 만물과 자연 속에서, 역사와 그의 섭리 속에서 계시하시고, 이 모든 것 위에 아버지로부터 오신 그의 아들 안에서, 십자가상에서 죽으시면서도 아버지 하나님을 나타내 보여주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의 모습을 계시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십자가에서 우리에게 자기의 중심을 나타내 보이셨습니다
십자가만큼 하나님의 불꽃같은 영광을 깨닫게 하는 것은 없습니다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지 않고는 하나님 아버지를 안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진심으로 하나님을 알기 원한다면 십자가를 바라보고, 응시하고, 묵상하십시오

십자가에서 첫째로 발견하는 것은 하나님 은혜입니다
은혜란 자비를 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입니다
“너희가 그 은혜를 인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었나니 이것이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우리는 이 말씀을 전적으로 수긍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육체의 정욕에 따라 사는 세상의 악한 삶에서 결코 구원을 받지 못할 것입니다
역사를 거듭하며 사람들은 구원을 받으려고 온갖 시도를 했지만 한결같은 고백은 “실패했노라”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오직 한 가지 소망만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어떠함에도 불구하고 부어주시는 하나님 은혜입니다
우리의 소행대로라면 지옥 형벌이 마땅함에도 하나님은 자신의 은혜를 쏟아부어 주셨습니다
자신이 지옥의 형벌을 받기에 합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소망의 빛이 있습니다
구원의 길은 전적으로 그의 독생자를 보내 십자가에 못 박히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왜 하필 십자가를 져야만 했을까요?
십자가에는 또 다른 장면이 있는데 그것은 하나님의 공의하심입니다
하나님의 의로우심과 거룩하심이 나타나 있습니다
십자가에서 하나님이 죄를 얼마나 싫어하시는 지를 보게 됩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신성, 완전성, 거룩성 때문에 죄를 견디지 못하시고 묵인하시지도 않습니다
빛과 어두움, 선과 악 사이에 타협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죄를 벌하셔야만 합니다
“하나님의 진노가 불의로 진리를 막는 사람들의 모든 경건치 않음과 불의에 대하여 하늘로 좇아 나타나나니”
죄를 어떤 잘못된 행동을 저지른 것으로만 생각하면 안됩니다
죄는 마음가짐의 문제입니다
죄란 하나님께 대한 불순종이요 반역행위요 하나님의 신성을 짓밟는 것이요 하나님의 법을 위반하는 것입니다
죄된 심성은 복음을 어리석은 것으로 간주하고 조롱하며, 성령의 일을 받지 않고, 깨닫지도 못합니다
죄는 하나님을 향한 적대감입니다

우리 모두가 다 죄 중에 출생했고 죄를 범했으므로 본질상 진노의 자녀인데, 어떻게 거룩하고 의로우신 하나님이 범죄한 인간들을 구원하고 하나님으로 존재하실 수 있습니까?
어떻게 하나님께서 공의와 용서, 의로움과 자비, 거룩과 사랑을 동시에 나타내실 수 있습니까?
하나님께서 만세 전에 정하신 문제해결을 위한 방법이 십자가에 있습니다
십자가에서 거룩하신 공의의 하나님으로서 그리고 죄인을 용서하시는 사랑의 하나님으로서 동시에 보여주는 하나님의 지혜가 드러났습니다
또한 십자가에서는 결코 변함이 없으시고 또 변할 수도 없으신 하나님의 불변성, 영원불변하심도 분명히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죄를 벌하시겠노라고 말씀하셨고, 자신의 독생자라 할지라도 모든 죄인을 대신하는 십자가에서의 죽음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함을 말씀하셨고, 그 계획을 변형시키지 않고 실행하셨습니다

십자가가 보여주는 모든 것 중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십자가에서 보여준 하나님의 사랑은 자기 아들을 육신의 모양으로 보내어 정죄받게 하신 것으로 나타납니다
“율법이 육신으로 말미암아 연약하여 할 수 없는 그것을 하나님은 하시나니 곧 죄를 인하여 자기 아들을 죄 있는 육신의 모양으로 보내어 육신에 죄를 정하사...”
하나님께서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시고, 우리의 죄를 자기 아들에게 대신 지우시고, 죄악을 향한 그의 모든 진노를 십자가 상에서 자기의 사랑하는 아들에게 쏟으신 것입니다
이것이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하나님은 ‘용서하마’ 라고 단순히 말씀으로 하지 않으시고 우리 대신 자기 아들을 치셨습니다
불같은 그의 진노를 아들에게 쏟으셨고, 그에게로부터 얼굴을 외면하셨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그 벌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었고 우리가 지옥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함이었습니다
우리가 형벌 당하지 않도록 자기 아들을 아끼지 아니하신 이 사랑이야말로 십자가의 영광이며,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하나님의 지혜가 고안하시고, 하나님의 사랑이 성취하신 이 십자가를 우리가 자랑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