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_ 정밀검사

<마틴 로이드존스>

사도바울은 오직 한 가지만 가르칩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심을 믿는 믿음으로만 의롭게 되어짐을 말합니다
그러나 거짓교사들은 할례로 말미암아 의롭게 되며 율법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오늘날에도 혼란된 가르침 속에 두가지 극단적인 척도가 있습니다
하나는 성경을 근거로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근거를 두는 것입니다
바울이 말하고 있는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상에서의 죽음입니다.
주님의 가르침이 아니라 주님의 죽으심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구원받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기독교에 대한 우리의 신앙의 판단기준, 우리의 이해도를 측정하는 정밀검사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향한 우리의 태도가 어떠한지를 보는 것입니다
즉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우리에게 대적하는 것이 되든지, 아니면 우리가 자랑하는 것이 되든지 둘 중 하나입니다

여러분, 십자가가 여러분에게 어떤 의미를 주고 있습니까?
십자가를 생각할 때 여러분이 서 있는 위치는 어디입니까?
대적하는 자리에 있습니까? 자랑하는 자리에 있습니까?
사도 바울은 “내가 너희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였음이니라”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철학에 관한 모든 지식, 헬라문학에 관한 정통한 지식과 모든 박식함을 소유한 바울이 그리스도를 위하여 어리석은 한 사람이 되기로 작정한 것입니다
바울은 이것이 세상의 지혜가 아니요 또 이 세상의 없어질 관원의 지혜도 아니요, 감추어진 지혜요 신비한 하나님의 지혜라고 말합니다
이 중대한 이유 때문에 사도 바울은 십자가를 자랑하는 쪽에 서게 되었고 이것이 십자가를 향한 그의 태도입니다
십자가를 향한 우리의 태도가 바로 우리를 검토하는 정밀검사인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동족들로부터 심한 핍박을 받고 조소를 당했으며, 헬라인들로부터는 버림을 당했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십자가에 관해 증거했기 때문입니다
십자가 설교는 초기 기독교 사회에서 미련하게 보였을 뿐아니라, 세기를 거쳐 오면서도 대적거리였고, 오늘날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거리끼는 것입니다.
어떤 이들은 피의 신학이라고 조소하고,
어떤 이들은 구약의 하나님과 구약의 제사를 증오하며 원시종교라고 폄하합니다
그러나 실은 십자가를 매우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십자가의 숭고한 실체를 심히 대적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십자가를 달콤하고 감동을 자아내는 아름다운 것으로 미화시키고  철학화하며, 연민의 정을 자아내게끔 합니다.
그럼으로써 십자가를 무의미하게 만듭니다
이같은 사람들은 십자가의 실체를 심히 대적하는 사람들입니다
십자가의 설교가 육적인 사람들에게 거리끼는 것이 되지 않는다면 그 십자가는 잘못 설교되고 있는 것입니다

십자가를 바르게 이해하는 자연인에게 있어 왜 십자가는 언제나 거리끼는 것이 될까요?
1) 십자가가 사람의 지성에 거리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의 궁극적인 죄악은 지적 교만인데, 십자가는 사람의 지성과 모든 선입견과 편견들을 묵살하기 때문입니다
십자가가 유대인들의 군사적 정치적 메시야에 대한 기대감과 선입견을 완전히 깨트렸기에 유대인들에게 거리끼는 것이 되었습니다
2) 십자가가 사람의 관념이나 사상으로는 구원받지 못함을 선언하기 때문입니다
육적인 사람들이 주장하는 바, 좋은 사상이나, 깨달음, 철학 또는 훌륭한 정치가나 사상가들에 의해서 사회가 구원되리라는 이상주의는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증오합니다
3) 십자가의 본질이 대속이기 때문입니다
육적인 사람들이 내세우는 바, 다른 사람의 죄를 위해 한 사람이 형벌 받는다는 일은 비윤리적이며, 자신이 범한 죄는 자신이 형벌 받아야 한다는 인간적인 논리는 십자가와 충돌합니다
4) 십자가에 대한 몰이해입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하나님을 믿지 않는 이유는 하나님의 존재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며, 십자가도 이해하지 못함으로 믿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십자가는 이해되어 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십자가는 하나님의 기이한 대속의 비밀입니다
우리의 사고를 초월하는 하나님의 기적이요 초자연적인 것입니다
그런 십자가를 사람들은 싫어합니다

예수님은 세상에 오셔서 말씀을 가르치고 질병을 고치시고 슬픔과 애통에서 구원하는 일에 자신의 모든 시간을 쓰셨지만
사람들은 예수님을 싫어했고 십자가에 못 박기까지 했습니다
이유는 주님이 “인자의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라”고 하신 때문입니다
잃어버린 자라는 표현은 모두가 똑같이범죄한 자, 타락한 자라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으로 인해 사람들은 반발했습니다
그러나 십자가는 차별이 없음을 증언합니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오늘날에도 선하고 올바른 일을 하고, 세상을 바르게 발전시키려 노력하는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싫어합니다
십자가는 자화자찬을 하고, 자신을 신뢰하고, 자기 발전을 도모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신뢰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거리끼는 것입니다
십자가가 다 똑같이 죄인이고 의인은 하나도 없다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십자가는 인간의 교만 때문에 대적하는 것이 된 것입니다

바울이 말하는 십자가의 자랑은 단지 십자가를 감탄한다거나 믿는다고 말할 뿐 아니라 십자가에 사로잡히게 됨을 의미합니다
십자가는 모든 측면에서 그의 삶의 전부였습니다
성도가 십자가를 자랑함은 십자가를 바라볼 때, 십자가가 우리가 어떤 존재임을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십자가를 생각하고 그려보며 음미할수록 하나님의 영광을 더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십자가는 삼위일체이신 아버지 하나님, 아들 하나님, 성령 하나님에 관한 놀라운 광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성도는 이 모든 광경이 자기에게 비추이고 있음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베드로의 말처럼 “너희가 생명의 시작이요, 생명을 주관하시는 창조주를 죽였도다”
십자가 상의 그 분은 영광의 구주, 영원히 살아계신 분, 사람일 뿐 아니라 신이며, 하나님의 아들로 이 땅에 오신분, 모든 것을 만드시고 붙들고 계신분, 불멸하신 분 그 분이 죽은 것입니다
이것이 성도가 십자가를 바라보는 눈이며, 발견하는 신비입니다

십자가 속에는 사랑과 고통이 함께 있습니다
놀라운 사랑과 엄청난 고통이 어찌 만나며 함께 흘러 넘치는 것일까?
결코 죄를 범해 본 적도 없으며, 아버지께 철저히 순종하신 그분이 십자가에 달리셨습니다
전적으로 결백하신 주님이 추악하고 더럽운 사람들, 반역자들, 자기를 대적하는 원수들을 위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시는 모습과 영원부터 아버지의 존전에 계신 그분의 모습을 십자가에서 발견합니다
아버지이신 하나님의 모습을 늘 사모하신 주님의 모습과 고통 가운데서 울부짖는 주님의 모습을 십자가에서 봅니다
말씀으로 만물을 만드시고 우주를 운행하시는 큰 능력의 소유자, 그분이 너무나도 허약한 모습으로 소망을 상실한 것 같이 십자가에서 죽으시는 모습을 봅니다
무한한 권능과 무력함이 동시에 거하고 있으며, 그 안에 생명이 있으신 분이 죽으신 것입니다
끝없는 역설이고 전적 모순인 사건이 함께 공존하고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통일되어 있는 것이 바로 십자가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은 아버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자신의 영광은 버리고, 자신을 비우사 종의 형체를 입고 사람과 같이 되신 분입니다
실로 인간의 몸을 취하여 종과 같이 되셨고 자신을 낮추어 죽기까지 순종하신 분의 모습을 십자가에서 봅니다
모든 더러운 찌꺼기들을 남김없이 들이마셨는데, 바로 우리가 범한 죄의 형벌입니다
이유는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시게 하기 위함이며, 온 세상에 하나님의 의로우심을 나타내시기 위함이었습니다
여기서 이 모든 일을 성취하게 하신 하나님의 놀랍고 크신 사랑을 발견합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주님은 하나님의 사랑 때문에 자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십자가 상에서 죽으신 것입니다
죄인들, 반역자들, 대적하는 자들, 원수들을 향한 주님의 사랑입니다
우리가 주의 이름을 망녕되게 하고, 주의 말씀을 가증스럽게 여기고, 주의 교훈을 역겹게 생각하고 온갖 욕설과 조소를 퍼붓는 동안에 주님은 그런 우리를 사랑하고 계셨습니다
우리의 모든 죄악의 형벌을 짊어지신 하나님의 거룩한 아들, 생명의 주께서 죽으심으로 이제 우리가 살고, 우리가 하나님의 아들이 되었고, 그와 더불어 영원한 영광 속에서 영생을 누리게 된 것을 봅니다
십자가 안에서 우리가 발견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 앞에서 우리에게 찬란히 비추이는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그러므로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는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십자가가 우리의 모든 것임을 고백할 때 참으로 믿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