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성의 부패와 은혜의 역사>

토마스아켐피스, 제3권 55
  
사람이 구원을 받는 데는 하나님의 은혜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우리 안에는 늘 우리를 죄와 멸망으로 이끌어 가는 본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지체 속에서 죄의 법이 우리 마음의 법과 싸워서 우리를 사로잡아 육신의 정욕에 굴복하게 만듭니다
주께서 선하고 의롭게 지으신 인간의 본성이 첫 사람 아담으로 말미암아 죄로 타락하고,
죄로 얼룩진 본성이 대물림되고,
병들고 악한 본성이 점점 더 악에 물들고 비천해집니다
사람의 본성 속에 남아있는 희미한 불씨 같은 이성은 선악을 판단하고 참과 거짓을 구별할 지라도, 깊은 어두움에 싸여 있어 판단대로 행할 힘이 없고, 진리의 빛을 누리거나 건전한 성정을 지키기에는 무력합니다
주님의 은혜가 우리 마음속에 부어져 돕지 않으면 우리는 육신의 정욕과 싸워 이길 수 없으며, 어려서부터 악에 이끌려 온 본성을 이기기 위해서는 주의 충만한 은혜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우리는 주의 계명이 선하고 의로우며 거룩하신 줄을 알고 속사람으로는 주의 법을 즐거워하고 모든 죄악을 물리치고자 하나,
여전히 육신은 이성이 아니라 정욕을 따라 죄의 법을 섬깁니다
선에 대한 원함은 있으나 선을 행하는 것은 우리에게 없습니다
자주 여러 선한 일을 계획하지만 우리의 연약함을 돕는 은혜가 없으므로 작은 장애물에도 곧 뒤로 물러나 주저앉아 버립니다 
또한 완전으로 나아가는 길을 알고 어떻게 행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면서도 우리의 부패한 본성으로 인해 더 완전한 데까지 이르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선한 일을 시작하고, 수행하고, 완성하는 데는 주님의 은혜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주의 은혜 없이는 우리의 공로, 재능, 부, 아름다움, 용맹, 탁월한 언변, 뛰어난 솜씨들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주의 은혜 없이는 모든 것이 무용지물입니다


본성을 따라 타고난 것들은 선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에게나 똑같이 주어지지만,
하나님이 택한 사람들에게는 은혜와 사랑을 축복의 선물로 주사 영생의 반열에 들게 하십니다
사람이 예언이나 이적이나 깊은 비밀을 꿰뜷어 보는 은사를 갖었다 해도, 은혜 없이는 그런 은사들이 아무것도 아닐만큼 이 은혜는 소중하고 대단한 것입니다
믿음이나 소망, 그 어떤 미덕도 사랑과 은혜 없이는 주께 열납될 수 없습니다
은혜는 심령이 가난한 자를 덕으로 부요케 하고, 세상의 좋은 것을 향유하는 부자들을 겸손한 자로 만듭니다
본성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환난과 고통을 당한다 해도 주의 은혜가 함께 하는한, 이 은혜가 우리의 힘이고 도움이며 진리의 가르침이 되고, 마음의 빛이며, 고난 가운데 위로가 되며, 우리를 두려움에서 건져줍니다
이 은혜가 없다면 우리는 쓸모없어 불속에 던져질  마른 나뭇가지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