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리라(출애굽기 6:1-30)

이제 그 백성을 구속하기 위한 본격적인 하나님의 행동이 시작된다. 출 6:1의 '이제'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아타(עתּה)'는 '곧 장'이란 뜻도 내포되어 있다. 따라서 이 말 속에는 큰 격려의 뜻이 들어 있다. 모세는 다소 하나님께 불평을 하였다. 이유는 하나님께서 약속 이행을 지체하신다는 점이었다. 이에 대해 하나님 즉시 당신의 권능을 나타내시겠다는 결의를 표하신 것이다.


• 나는 여호와라(출 6:1-6)
이제 곧 하나님의 강하신 손이 이스라엘을 압제하는 바로의 손을 꺽고 그 백성을 구속하실 것이다. '강한 손'이란 하나님의 권능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이 말은 하나님의 절대적인 능력을 크게 나타내시겠다는 뜻이다. 한편 이처럼 추상적 개념을 구체적 대상과 연결시켜 간결하고 평이하게 표현하는 것은 히브리 문학의 주요 특성 가운데 하나이다. 히브리어 '손'(야드, יד)은 그 의미가 '힘', '권능'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동일한 말('강한'과 '손')을 중첩 사용하는 것은 그것이 명확성과 불변함을 나타내는 강조법적 기교이다. 6절의 편팔도 같은 의미이다[팔을 편다는 것은 어떤 행동을 본격적으로 개시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편팔'은 '강한 손'(1절)과 더불어 하나님의 적극적이고도 강력한 활동을 의미하는 신인동형성론적 표현이다(신 11:2;왕상 8:42;겔 20:33)].


하나님은 출애굽의 대 역사를 통해 자신이 모든 신 위에 뛰어난 하나님되심과 이스라엘과 맺으신 언약에 신실한 분이심을 증명하실 것이다(물론 하나님만 유일한 신이시다).

"너희로 내 백성을 삼고 나는 너희 하나님이 되리니 나는 애굽 사람의 무거운 짐 밑에서 너희를 빼어낸 너희 하나님 여호와인줄 너희가 알찌라"(출 6:7)

하나님은 우선, 바로가 하나님의 강한 손에 못 이겨 이스라엘 백성을 보낼 것이라는 안도의 말로 모세의 불평하는 듯한 말에 은혜로이 응답하셨다. 그런 다음 그분은, 족장들에게는 언약을 지키시는 하나님의 개인적인 이름인 여호와가 아닌, 엘 샤다이 혹은 전능하신 하나님으로 자신을 계시하셨다는 것을 모세에게 상기시켰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분이 이제 새로운 방법으로, 즉 그분의 백성을 구원하는 새로운 능력으로 자신을 여호와로 계시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그분은 언약을 맺으셨고, 이제 막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해방하여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심으로 그 언약을 성취하실 참이었다.

한편, '여호와(יהוה, 예호와)'라는 하나님의 이름(3:15)은 이중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즉 (1) 영원 전부터 영원까지 스스로 계시는 절대자란 뜻이다. (2) 선민과 더불어 언약을 맺으시고 그 언약을 반드시 성취시키시는 구속주란 뜻이다. 본문에서는 특히 (2)의 의미가 강하게 표출되어있다. 낙담 중 탄원하는 모세에게 하나님께서 당신의 이름을 계시하신 이유는 출애굽 사건이 당신의 언약과 성취라는 차원에서 반드시 이루어질 수밖에 없음을 모세에게 주지시키기 위함이었다. ‘여호와’란 이름은 전에도 사용되었으나 이제 새로운 의미를 띠게 되었다. 본문에는 하나님에 의해 인칭대명사가 25차례 사용되었는데, 이는 그분이 친히 하신 것과, 하고 계신 것과, 하실 것을 강조한 것이다. 모세는 중심메시지를 놓치고 여전히 자신의 부족함에 사로잡힌 듯 보인다. 그는 재다짐을 더 받은 연후에 비로소 여호와의 말씀에 순종했다(7장).

'전능의 하나님(엘 솨다이)'의 '솨다이(שׁדּי)'는 '공략 불가능한'이란 뜻의 '사다드'에서 온 말로 '전능자'(Almighty)를 가리킨다. 그리고 '엘(אל)'은 '힘' 혹은 '힘센 자'란 의미의 '아일'에서 유래한 말로 '사다이'와 비슷하게 '강하고 능력있는 자'란 뜻이다(창 17:1; 49:25).


6장 6-8절에 일곱 번 나오는 ‘내가 하리라’는 말을 주목해야 한다. 단순한 반복이 아닌 강한 강조를 의미하는 것으로 하나님께서 거듭거듭 당신의 의지를 천명해 보이시는 것이다.


• 제사장 아론의 계보와 예수 그리스도(출 6:13-30)
14절부터 25절의 계보는 야곱이 낳은 첫 세 아들인 르우벤과 시므온과 레위에 국한된다. 기자는 완전한 계보를 보여주기보다는 모세와 아론에 이르는 계보만을 추적해 보이기를 원했다.

본장에서 관심을 집중하고 있는 레위 지파의 족보 서술에 앞서 본절과 15절에서 먼저 르우벤과 시므온의 족보를 서론식으로 언급한 것은 레위의 위치가 이스라엘 12지파 서열상 어디에 머무는가를 분명히 밝히기 위함이다.

*르우벤(레우벤) - '보다'란 뜻의 '라아'와 '아들'이란 뜻의 '벤'이 결합하여 '보라! 아들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그는 야곱의 장자였으나 아비의 첩 빌하와 통간함으로(창 35:22) 장자권을 상실하고 말았다(창 29:32;대상 5:1).

*시므온은 야곱의 둘째 아들로서 레아의 소생이다(창 29:33). 유별나게 요셉을 미워했던 점이나(창 37:20), 레위와 더불어 세겜인을 과도하게 학살하였던 사실(창 34:25-30) 등으로 미루어, 매우 잔인한 성품의 소유자였음을 알 수 있다.

*레위는 '연합'이란 뜻이다. 야곱의 3남이며 레아의 소생으로서 시므온과 더불어 세겜인을 잔인하게 살육한 장본인이다(창 34:25,26). 애굽 이주시 게르손, 고핫, 므라리 등 세 아들을 데리고 갔다(창 46:11).


한편 레위의 나이가 '137세'라는 사실은 이때의 상황이 애굽으로 내려가 수십년이 지난 때이자, 그가 세 아들을 얻은 이후라는 점(창46:8-11)을 간접 시사하고 있다.

한편, 레위의 생애를 통해 인간 제사장의 한계와 무능을 보여주며, 온전하신 대제사징 예수 그리스도를 대망하게 한다.

"예수는 영원히 계시므로 그 제사 직분도 갈리지 아니하나니... 이러한 대제사장은 우리에게 합당하니 거룩하고 악이 없고 더러움이 없고 죄인에게서 떠나 계시고 하늘보다 높이 되신 자라"(히 7:24, 46)

"그러므로 자기를 힘입어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들을 온전히 구원하실 수 있으니 이는 그가 항상 살아서 저희를 위하여 간구하심이니라"(히 7:25)


*게르손- '쫓아내다', '추방하다'란의 동사 '가라쉬'에서 유래한 말로 '피난처'라는 의미이다. 레위의 장자이며 그 자손은 후일제사 제도가 정비된 이후 성막과 장막 그리고 그 부속물들을 관리하는 직무를 맡았다(민 3:25,26).

*고핫 - '모임', '집회'라는 뜻이다. 레위의 둘째 아들이며 후일 그 자손은 성막의 가장 신성한 기구들을 보관, 운반하는 일을 맡았다(민 3:31). 모세와 아론이 바로 레위의 둘째 아들 고핫 계열에서 나왔다.

*므라리 - '쓰다'는 뜻이다. 레위의 세째 아들이며 그 자손은 성막의 널판과 그 부속품을 관리하는 일을 맡았으며(민 3:36), 포로귀환 후 예루살렘 재건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스 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