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 민수기는 어떤 책인가?

“민수기는 그 역사적인 전개를 그리스도인의 여정과 유사한 상황으로 견주어 볼 때 그리스도인의 삶에 독특한 기여를 한다. 히브리서 기자는 두 장을 할애하여 그러한 의미심장한 적용을 시도하고 있다(히 3-4장)”(어빙 젠슨).


• '민수기'(民數記)- 여호와의 군대를 세어보아라
"모세가 여호와의 명대로 그 노정을 따라 그 진행한 것을 기록하였으니 그 진행한대로 그 노정은 이러하니라"(민수기 33:2). 본문이 말해주듯 민수기의 저자는 모세입니다. 모세와 이스라엘은 한곳에서 다른 곳으로 나아가는 긴 여정 가운데 있음을 알게 됩니다. 히브리어 제목이 말해주듯 그들은 지금 ‘광야에서’(‘베미드바르’) 어디론가 가고 있습니다. 성경은 '에덴동산-애굽-광야-가나안'이라는 장소의 이동으로 우리의 인생과 인류의 역사를 그리고 있습니다. '타락-구원-훈련-승리(누림)'의 과정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민수기'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은 헬라어 번역 성경(70인역)의 제목에서 가져왔습니다. 이러한 제목을 붙인 까닭은 전체에 걸쳐 등장하는 많은 숫적인 자료 때문입니다(1, 3, 7, 26, 28, 29, 31장). 특히 1장과 26장에 인구조사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민수기의 역사적인 배경은 광야입니다. 40년간의 이스라엘 백성들의 광야에서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가나안 정탐꾼, 고라의 반역, 아론의 싹난 지팡이, 놋뱀, 발람과 그의 나귀 등 흥미진진하고 잘 알려진 사건들이 민수기에 담겨 있습니다. 이는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입니다. 에덴동산에서 추방된 인류가 사는 곳은 그 어디든 영적으로 광야이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백성들이 광야에서 40년을 지나게 된 것은 여호와에 대한 그들의 불신앙 때문이며, 그들이 광야 40년 동안 쏟아낸 불평과 불만, 원망과 원성은 광야를 사는 우리들의 모습이며 탄식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그곳에서 하나님께 마라의 쓴물 같았습니다. 광야학교에서 하나님의 백성은 믿음과 행함이라는 구원이후의 레슨을 어렵게 받아야 했습니다

"저희에게 당한 이런 일이 거울이 되고 또한 말세를 만난 우리의 경계로 기록하였느니라"(고린도전서 10:11)

우리는 이스라엘 자손의 실수를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서 교훈을 배워야 합니다. 이것이 민수기가 우리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일 것입니다.

•구원 이후의 '침체 vs 성장과 진보'
출애굽기가 구원과 언약을, 레위기가 예배와 영적인 신분을 강조하고 있다면, 민수기의 주제는 행함과 영적인 진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보여준 실제 모습은 우리들처럼 실망스럽습니다.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출애굽)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젖과 꿀이 흐르는 안식의 땅)이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요한복음 10:10). 우리는 이 영적인 여정에서 나아가고 성장하는 진보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민수기의 구조
민수기의 구조를 나누는 관점은 많습니다. 그들이 여정 가운데 있음을 다시 한 번 상기하면서 이동경로를 따라 구조를 나눠보겠습니다. 

-시내산에서의 이스라엘(1.1-10.10)
-시내산에서 가데스까지의 이스라엘(10.11-12.6)
-가데스에서의 이스라엘(13.1-20.13)
-가데스에서 모압평야까지의 이스라엘(20.14-22.1)
-모압평에서의 이스라엘(22.2-32.42)
-부록(32-36)

•그럼에도 회복과 희망를 노래하는 책
민수기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번째 부분은 이스라엘을 군대로 묘사하며 전쟁에 나아가 싸울 수 있는 징집대상을 조사(계수)합니다. 그들은 지금 가나안 정복을 위해 나아가는 군대입니다. 그들은 지금 병영을 떠나 광야에서 숙영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군대가 부대단위로 나아가고 숙영하는 것처럼 철저하게 지파별로 모든 것을 진행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숙영할 때는 여호와 하나님께서 한 가운데 텐트를 치고 머무십니다(1-4장). 또 행군할 때는 여호와께서 맨 앞에서 그들을 이끌고 나아갑니다(9-10장). 멈출 때 지휘본부로, 나아갈 땐 선봉으로 여호와께서 그들을 이끌고 있습니다. 여호와는 그들의 군대 총사령관이었습니다. 7-9장은 예배에 관련된 제도와 가르침이 주어집니다. 우리는 사탄과 죄에 대해 영적전쟁을 싸워야 하는 군대로 부름받았습니다. 또 우리는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로 부름받았습니다. 이것을 야고보는 이렇게 권면함으로 천명합니다. 

"그런즉 너희는 하나님께 순복할찌어다 마귀를 대적하라 그리하면 너희를 피하리라"(야고보서 4:7)


두번째 부분은 이스라엘 하나님의 군대가 시내산을 떠나 모압평지까지의 여정입니다. 그 여정에서 그들이 가장 오래 머문 곳은 가데스 바네아입니다. 이 여정에서 이스라엘이 보인 행동은 참으로 실망스럽습니다. 불평과 원망이 반복되고 심지어 반역의 모습도 보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에 대해 진노하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때 모세가 보인 중재자의 모습을 통해 하나님은 그들을 용서하시고 관대함으로 대하십니다(12.13, 14:13, 16:22, 17:10). 이러한 일들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중보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미리 담아두었습니다.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불순종과 범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그들을 사랑(징계를 포함)으로 대하시는 것은 그들과 체결하신 언약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의 범죄중에도 하나님의 공급과 돌보시는 멈추지 않고 지속되었습니다. 발람의 등장과 그가 이스라엘을 범죄에 빠뜨린 사건은 오히려 하나님의 사랑과 신실하심을 더욱 대비하여 보여줍니다(22-24장).


세번째 부분에서는 계속되는 이스라엘의 불순종과 원망에도 하나님은 그들의 다음 세대를 양육하시어 약속의 땅에 들어갈 수 있도록 이스라엘을 새롭게 하십니다. 다시 인구조사가 진행된 후에 비로서 이스라엘과 독자들은 깨닫습니다. 
-첫번째 인구조사: 604,550명(1세대 징집자)
-두번째 인구조사: 601,730명(2세대 징집자)

광야에서도 하나님께서 그 백성을 돌보셨고 지켜주셨습니다. 그들의 불순종에도 하나님은 승리를 위해 그들을 새롭게 하시어 마침내 젖과 꿀이 흐르는 안식의 땅으로 그 백성을 이끌어 가십니다. 


•신명기의 그리스도(높이들린 놋뱀)
불순종하는 이스라엘에게 불뱀이 보내 심판하시는 하나님은 그 백성의 죄를 미워하시는 하나님을 보여주십니다. 불뱀에 물린 이스라엘을 치료하기 위해 모세가 높이 든 놋뱀을 복음서 기자 요한은 우리에게 영생을 주시기 위해 나무에 달러 죽으신 예수님의 그림자(예표)였다고 공포합니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달아 높이 든 것같이 인자도 들려야 하리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요한복음 3:14-16). 

이 밖에도 만나, 깨진 반석과 생수, 불기둥과 구름기둥, 도피성을 통해서 우리는 예수님을 만나게 됩니다.


•언약에 끈에 스스로를 묶으신 전능자
민수기는 우리에게 어떻게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 가운데 거하시는지 보여주는 책입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께 반역했고, 모세를 제외하곤 하나님께 불순종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신실하셔서 그 백성을 계속해서 돌보시며 가나안 땅으로 인도해 가십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하신 약속을 신실하게 지키십니다. 전능하신 분이 자신이 하신 언약이라는 줄에 스스로를 묶으셨습니다. 

*엄밀히 말해서 민수기에 묘사된 여행과 방황은 이스라엘이 시내산을 떠나 약속의 땅 맞은편 모압 평지에 이르기까지 약 38년간의 경험을 다루고 있습니다. 방황의 역사는 불신앙 때문이었으며 그러기에 하나님은 그 여정을 밝히지 않으셨습니다. 스크로기의 표현처럼 “하나님의 백성이 그분의 뜻을 벗어나 움직이는 것은 그분의 장부에 기록되지 않았습니다.”("윌리암 맥도날드", '정병은 옮김', [‘신자 성경주석’ 모세오경], 전도풀판사)